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심사 지연…조건부 승인 가능성은?

  • 등록 2025.04.11 15: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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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 인수를 추진하며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경영실태평가 3등급이라는 제약과 심사 지연으로 인해 조건부 승인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1월 15일 금융위원회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승인을 요청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승인 심사는 요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되어야 하지만, 자료 제출 기간은 제외된다. 이에 따라 심사 기한이 다소 연장될 수 있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10일 두 차례 안건소위원회를 열어 우리금융의 M&A 승인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소위원들은 내부통제 개선 상황과 자본비율 확충 계획 등을 추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다음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안건소위 회의는 2주 후 다시 논의할 예정이며, 검토할 부분이 많을 경우 4주 후에 재개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올해 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았다. 이는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미흡한 점이 발견된 결과로, 원칙적으로 자회사 편입이 불가능한 등급이다. 특히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약 2334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개선 계획과 자본 확충 방안을 제출하며 조건부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종룡 회장은 취임 이후 윤리·내부통제위원회 신설 등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자본 적정성을 높이기 위해 CET1(보통주자본비율)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지분 75.34%)과 ABL생명(지분 100%)을 각각 1조 2840억 원과 2654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전체 인수 대금은 약 1조5493억 원이며, 계약금으로 약 1550억 원을 이미 지급한 상태다.

 

이번 인수로 인해 우리금융의 CET1 비율 하락 우려가 제기되었으나, 약 4000억 원 규모의 염가매수차익 발생이 예상돼 하락 폭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염가매수차익은 인수를 위해 지불한 가격이 대상 기업의 순자산 공정가치보다 낮을 때 발생하는 회계상 이익으로, 자본 확충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7.

 

금융당국은 과거 사례를 참고해 시장 안정성과 정책적 필요성을 고려한 조건부 승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부 승인이 이루어진다면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정치적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오는 6월 대통령 선거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및 이복현 금감원장의 임기 만료가 심사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금융위는 이르면 오는 24일 추가 안건소위를 개최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종 결정은 우리금융의 이들 보험사 인수가 금융 시스템의 신뢰와 위기 예방, 사회적 목표 달성 등 경제와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영신 yscho@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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