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노래는 이글이글 태양이 타오르는 계절에 들어야 했다. 여름은 하루아침에 가버렸고, 우리는 추억하듯 이 노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San Francisco」. 미국 가수 스코트 매켄지의 이름을 영원으로 이끈 시대의 명곡이다. 1996년에 크게 인기를 모은 한국 드라마 「애인」의 주제곡이기도 했지만, 사실 남녀의 개인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다. 노랫말을 조금 살펴보자.
“샌프란시스코에 가시면 잊지 말고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 샌프란시스코에 가시면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예요. 여름에는 사랑의 집회가 열릴 거예요. 샌프란시스코의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머리에 꽃을 꽂고 있어요. … 새로운 생각을 가진 세대가 모두 살고 있어요. 활기에 찬 사람들 … 그 곳의 여름은 사랑스러울 거예요.”
「San Francisco」의 노랫말은 명백하게 히피들의 이상을 반영하고 있다. 머리에 꽃을 꽂은 이들이 한여름 샌프란시스코의 거리 위에서 모든 세대와 화합해 미국을 가로지르는 강한 떨림과도 같은 운동, 집회를 벌이니까 동참하는 뜻으로 머리에 꽃을 꽂으라는 내용이다. 매켄지의 노래는 팝 음악사에 길이 남은 ‘몬테레이 페스티벌(Monterey International Pop Festival)’과 ‘사랑의 여름(Summer Of Love)’, ‘플라워 무브먼트(Flower movement)’ 등 1960년대 후반 미국 사회를 적신 대중문화의 흐름과 관련을 맺는다.
몬테레이 페스티벌은 1967년 6월 16~18일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몬테레이에서 열린 행사인데, 여기서 ‘사랑의 여름’이 탄생한다. 페스티벌의 슬로건은 히피들의 외침인 ‘음악·사랑·꽃’이었다. 사랑의 여름을 상징하기라도 하듯 페스티벌에 참가한 청중들은 꽃을 들었고 경찰의 총구에도 꽃이 장식되었다. 몬테레이 페스티벌은 2년 뒤 록 음악사를 장식하게 될 우드스톡 페스티벌(The Woodstock Music & Arts Festival)의 예고편이기도 했다.
몬테레이 페스티벌에는 주목할 만한 뮤지션들이 대거 참가한다.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 재니스 조플린과 브라더 앤드 더 홀딩 컴퍼니, 그룹 후(The Who), 제퍼슨 에어플레인(나중에 제퍼슨 스타쉽으로 바뀐다), 마마스 앤드 파파스, 사이먼 앤드 가펑클, 오티스 레딩, 라비 샹카 등이 그들이다. 이 화려한 라인업이 미국 대중 음악사를 장식하는 가운데 그 한복판을 매켄지의 「San Francisco」가 가로지르는 것이다.
매켄지의 본명은 ‘필립 왈라흐 블론드하임 3세’이다. 1957년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컨트리 팝 가수로 모습을 드러낸 그는 「San Francisco」로 불멸의 가수가 되었다. 「San Francisco」는 매켄지의 앨범 『The Voice of Scott McKenzie』의 A사이드 첫 트랙에서 커팅되었다. 싱글음반은 1967년 5월 13일에 발매되었고, 1967년 7월 1일자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4위까지 올라가 4주 동안 차트에 머물렀다.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차트에서 1위를 점령했다. (레이블:Ode/Columb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