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제 스페셜 뮤직&아트 페스티벌 ‘멘토링’ 맡은 서혜연·기주희 교수 [인터뷰]

  • 등록 2023.08.30 12: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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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같다’던 발달장애인 아티스트들, 그 꿈이 계속되기를
“10주년 너무 감사해”…“참가자 점점 발전하는 것 느껴져”

[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공연 후 학생들이 ‘천국 같다’라고 하더라고요. 영혼이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 학생들이 꿈을 갖고, 그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축제가 되길 바랍니다.” (서혜연 교수)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에 포기하지 않고 해야겠다는 메시지를 참가자 어머님으로부터 받았어요. 수줍어 말도 못 하던 학생이 또 오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기주희 교수)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2023 국제 스페셜 뮤직&아트 페스티벌(이하 ISMAF)은 막을 내렸지만, 서혜연 서울대 성악과 교수와 기주희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교수에게는 여전히 페스티벌의 ‘진한 여운’이 남아있었다. 두 교수는 올해 10회째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각각 ‘성악’과 ‘바이올린’ 멘토를 맡아 참가자들을 지도했다.

 

음악과 미술 분야에 재능 있는 발달장애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ISMAF의 꽃은 바로 음악공연이다. 어느덧 10년째 진행돼 오는 동안 발달장애인 아티스트들의 무대는 많은 관객에게 멜로디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해왔다. 올해 페스티벌에선 개막공연, 데일리 콘서트, 폐막공연 그리고 오픈콘서트까지 4개의 클래식 공연이 이어졌다.

 

수많은 무대에 서 본 베테랑 음악가들이지만 두 교수는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남다른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서혜연 교수는 “지나고 보니 (참가자들의) 기량도 성장했고 발달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올해 페스티벌 슬로건이 ‘Thank You’였는데 이 10년이 너무 감사할 뿐”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기주희 교수는 “이번에 참가한 학생 중 한 명은 원래 알던 친구였는데 그간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이 있어 오지 못했다”며 “현재 모 음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데 이번 페스티벌에서 좋은 연주를 들려줘서 굉장히 뿌듯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물론 발달장애인 음악가들의 ‘멘토’ 역할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기 교수는 “발달장애에도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르게 지도해야 한다”며 “소통이 쉽지 않아 감정을 표현하기 어렵다 보니 악기로도 표현하는 면에서 유연성이 부족하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 교수는 “최근에는 음악을 조기 교육받는 이들이 많아 좋은 학생들이 많아진 편”이라고 덧붙였다.

 

성악 지도를 맡은 서혜연 교수는 ‘가사 암기’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이야기했다. 서 교수는 “성악은 가사를 표현하고 곡의 감정을 관객과 소통해야 한다. 그래서 가사를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예시를 들어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감동적인 에피소드도 있었다. 연주곡 중에 외국어로 된 곡들도 있어서 ‘가사를 다 외워야 무대에 올라갈 수 있다’고 서 교수가 이야기하자 한 참가자가 손을 들어 ‘새벽 두 시까지 가사를 다 외웠다’고 한 것. 서 교수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연주복을 간신히 구해 무대에 올린 한 참가자는 “예쁜 옷 입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로 서 교수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기 교수는 참가자들의 높아진 수준을 언급했다. 그는 “이번 페스티벌이 접근성 좋은 서울에서 개최돼서 그런지 좋은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다. 미래가 기대되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매년 페스티벌을 할 때마다)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10주년을 맞은 ISMAF에 대한 서 교수와 기 교수의 바람은 단 하나였다. 10년을 넘어 페스티벌이 발달장애인 아티스트들의 ‘무대’로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기 교수는 “인내심을 갖고 지도하니 조금씩 성장하는 것을 보고 보람을 많이 느꼈다.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구나’ 하고 감동하는 순간들도 있었다”며 “나의 작은 역할로 인해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며 페스티벌이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멘토뿐만 아니라 운영 감독 역할까지 소화하면서 원활한 진행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쓰기도 한 서 교수는 “규모나 내용 면에서 앞으로 최고의 국제 페스티벌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인 ‘Thank you’는 어쩌면 두 ‘멘토’들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에게 보내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주최 및 주관하는 ‘국제 스페셜 뮤직&아트 페스티벌’은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의 유산으로 시작해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들고 즐겨온 전 세계 유일의 국제 발달장애인 문화축제로 세계 각국에서 모인 발달장애인 아티스트들과 비장애인들이 음악과 미술, 스포츠를 즐기며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적 포용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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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일 기자 ahn1@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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