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몸캠피싱 인출·이체 알바 절대 하면 안 돼"

  • 등록 2023.03.18 08: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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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캠(Body cam)과 피싱(Phishing)의 합성어인 몸캠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몸캠피싱은 공격자가 사이버 공간에서 남성들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해 음란 행위를 하게 한 뒤, 이를 촬영해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갈취하는 범죄를 일컫는다. 본지는 올해 사이버 범죄 예방을 위해 김현걸 디포렌식코리아 대표(現 한국사이버보안협회장) 기고문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지피지기면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몸캠피싱 조직을 알고 미리 대비한다면 큰 피해 없이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몸캠피싱의 자금 이송단계에 대해 알아보자.

 

몸캠피싱 범인이 피해자를 협박해 지정된 계좌로 돈이 들어오면 몸캠피싱 범죄는 일단 성공이다. 이후에는 이렇게 갈취한 피해 금액을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조직에 잘 전달해야 한다.

 

몸캠피싱의 경우 특성상 주변에 알리거나 신고하기 어렵고 설령 고민 끝에 신고하더라도 보이스피싱과 같이 신속한 지급정지가 불가능하므로 일단 피해금이 송금되면 이를 되찾기는 매우 어렵다.


자금책은 피해금이 계좌에 입금된 것을 확인하면 ‘인출 알바’, ‘이체 알바’나 인출책 등에게 지시해 입금 계좌와는 다른 별도의 계좌로 돈을 옮긴다.

 

여기서 ‘인출 알바’, ‘이체 알바’는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가 눈에 들어온다면 혹하지 않을 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수익이라는 달콤한 꿈이 몸캠피싱(보이스피싱)의 검은 덫일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는 경찰의 수사와 검거를 피하고자 핵심 수뇌부는 해외에 위치하여 이른바 ‘콜센터’를 운영하며 국내 피해자를 물색하고, 국내에서 고액 알바 등 명목으로 현금 수거책이나 인출책 등을 모집해 범행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설령 수거책이나 인출책이 붙잡히더라도 핵심 수뇌부가 꼬리를 자르고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여 줄 하부 조직원을 선정하는 방식은 교묘하다. 마치 금융업체나 대부업체, 부동산경매업체인 것처럼 위장해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구인구직 사이트에 광고를 건다. 거래처로부터 대금을 받아오거나 고객으로부터 현금을 회수해 오는 업무라고 속여 일을 배정하고 근로 시간이나 강도에 비해 높은 수익을 지급한다.

 

또한 대부분 이력서 제출이나 면접 절차 없이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을 통해 채용한다. 업무지시 또한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을 이용한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범죄에 가담했던 이들이 뒤늦게 수상하다는 점을 눈치채더라도 높은 보상으로 인해 선뜻 발을 빼지 못하고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들어가기 일쑤다.

 

하지만 보이스피싱 범죄는 가담한 정도가 아무리 가볍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사기 방조 혐의로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아무리 범죄라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한다 해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 1월 29일 몸캠피싱범에게 협박당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한 30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계좌 이체를 통해 돈을 보내면 자금의 흐름을 쉽게 추적할 수 있으므로 대개 돈을 현금으로 인출한 후, 수거책을 통해 수거하거나 무통장 입금 등을 통해 다시 입금해 자금 흐름에 대한 추적을 방지한다.

 

그리고 이렇게 옮겨진 돈은 도박 계좌를 거치거나,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의 수익금과 함께 뒤섞여 전문 자금세탁조직을 통해 합법 자금으로 위장되기도 하고, 가상통화로 환전된 후 다시 현금화되는 등 다양한 경로를 거쳐 이동한다.

 

결국 범죄수익금은 대부분 여러 경로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중국 등 외국으로 이동하는데, 주로 무역 거래를 가장한 환치기 등 수법이 많이 사용된다.

 

몸캠피싱 범죄의 범죄수익금에 대한 자금 세탁은 보이스피싱이나 조건만남 사기 등 다른 사이버금융 범죄의 수법과 같으며 같은 경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몸캠피싱 인출·이체 알바는 절대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김현걸 대표 desk@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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