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계열 보험사들은 금융지주 전반의 이익 증가 모습과 달리 2026년 1분기에 둔화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손익 감소와 예실차(예상손해율과 실제손해율의 차이) 축소, 손해율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보험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약화됐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5대 지주 산하 보험사 10곳(생명 6곳·손해 4곳)의 1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9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7147억원과 비교하면 2188억원 줄어든 규모로, 감소율은 30.6%에 이른다. 10개사 중 9개사가 순이익이 줄거나 적자가 확대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동전쟁과 이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국내 시중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생명보험 부문에서는 신한라이프가 1031억원의 순이익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으나, 전년 동기 1652억원 대비 37.6% 감소했다. 보험금 예실차 확대에 따른 보험손익 감소와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손익 감소 탓으로 분석됐다.
KB라이프는 869억원에서 798억원으로 8.2% 감소했고, 하나생명은 121억원에서 79억원으로 감소폭(35.2%)이 더 컸다.
우리금융 계열 동양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동기 460억원 대비 45.7%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 150억원과 비교하면 66.7% 증가했다. ABL생명도 121억원으로 전년동기 176억원 대비 감소했다. NH농협생명은 58.2% 줄어든 272억원에 그쳤다.
손해보험 부문은 ‘감소와 반등’이 엇갈렸다. KB손해보험은 20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규모 자체는 가장 컸지만, 전년(3135억 원) 대비로는 36.0% 줄었다. KB손보는 올해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 전 부문에서 이익이 감소했다. 1분기 장기보험 이익은 21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었다. 장기보험 손해율은 82%로 2%포인트 상승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1분기 영남권 산불에 따른 대규모 보상액 지출의 기저효과로 지주계 보험사 중 유일하게 1년 전보다 95.6% 증가한 399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중소형·디지털 보험사의 상황은 더 어렵다. 하나손해보험은 약 75억원 적자를 이어갔고, 신한EZ손해보험은 마이너스 46억원에서 마이너스 97억원으로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외형 확대에 비해 수익 구조가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래 이익의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이 증가한 것에 보험사들은 위안을 삼았다. 신한라이프의 CSM 잔액은 7조 7249억원으로 전년 말 7조 5549억원 대비 2.2%(1700억원) 증가했다. 또한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전년 동기와 비슷한 3629억원의 1분기 신계약 CSM을 기록하며 견조한 CSM 성장 흐름을 나타냈다.
KB라이프는 3조 4408억원으로 전년 말 3조 2638억원 대비 1770억원 증가했다. 1분기 신계약 CSM은 14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었고, 수입보험료는 약 1조 4000억원으로 계획 대비 약 3870억원 늘었다.
동양생명의 CSM 잔액은 2조 511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2% 많아졌다.
KB손보의 CSM은 9조 4776억원으로 전년 말 9조 2850억원 대비 1926억원 증가했고, 1분기 신계약 CSM은 4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3741억원 대비 11.6% 늘었다. NH농협손보의 1분기 CSM은 1조 6671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 5949억원보다 722억원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실적은 주춤했지만,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CSM 축적이 이어지면서 장기적인 수익 기반은 오히려 강화된 흐름”이라고 "다만 보험영업 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CSM 증가의 지속성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