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13일(현지시간)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의 첫 방문국인 알제리에서 "평화와 용서"를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알제리 수도 알제에 도착해 가장 먼저 알제리 독립 희생자를 기리는 충혼탑을 방문했다.
1848년부터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은 알제리는 1954년부터 8년간 독립전쟁 끝에 1962년 독립했다. 독립 전쟁 시기를 포함해 프랑스 식민 지배 기간 알제리인 수십만명이 프랑스 군경의 고문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충혼탑에서 "하느님은 모든 나라의 평화를 바라심을 기억하자"며 '이 평화는 오직 용서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압델마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을 만나서는 "알제리인들이 보여준 연대와 상호존중이 세계의 세력 균형에 관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해준다"며 "이는 계속된 국제법 위반과 신식민주의 경향에 직면한 오늘날 더 긴요하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아프리카 성모대성당 미사에서 1992~2002년 알제리 내전에서 희생된 신부와 수사, 수녀 등 19명의 성직자를 기렸다.
교황은 "알제리 국민과 함께하기를 선택해 순교한 19명을 특별히 떠올린다"며 "그들의 피는 열매 맺기를 결코 멈추지 않는 살아 있는 씨앗"이라고 말했다.
또 알제리의 가톨릭 공동체를 향해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그들의 생명을 내어 준 여러 증인들의 상속자"라고 말했다.
교황은 성모 대성당 방문에 앞서 이슬람 사원인 알제 대모스크도 찾았다.
교황은 알제리 방문 이틀째인 14일에는 북동부 도시 안나바로 향한다. 안나바는 고대 로마 도시 히포 레기우스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354-430)이 30년간 주교로 있던 곳이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인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해 5월 선출 직후 자신을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아들'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튀르키예·레바논과 모나코에 이어 세 번째 해외 방문지를 아프리카 대륙으로 정하며 국민의 99%가 수니파 이슬람교도인 알제리를 그 가운데 첫 번째 방문국으로 택했다. 역대 교황 가운데 알제리를 방문한 것은 레오 14세 교황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이번 방문은 일찍부터 기독교와 이슬람 간 공존 메시지를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교황은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순방에서 알제리에 이어 카메룬과 앙골라, 적도 기니를 방문할 예정이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