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 13일 강추위 속 '출근 대란'이 빚어졌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새벽 1시 30분께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서울에서는 64개사 394개 노선에서 시내버스 7천382대가 운행 중인데, 이날 첫차부터 멈춰 섰다.
새벽에 날아든 파업 소식을 듣지 못하고 출근길에 나섰거나 미처 대비책을 찾지 못한 시민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6시 50분께 구의역 2번 출구 앞 정류장에서 만난 60대 경비원 임모씨는 "한 20분을 기다렸다"며 "언제 올지도 모르니 그냥 건대역까지 걸어서 가야겠다"고 말했다. 귀마개와 패딩으로 꽁꽁 싸맨 임씨는 밤샘 근무 후 퇴근길이었다.
60대 송연의씨도 "버스는 직장까지 바로 가는데, 지하철을 타면 건대역에서 10분 걸어야 해 불편하다. 출근 시간이 20분은 늘었다"며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전광판에는 '1112번 버스 대기 70분'이라는 안내 문구가 떠 있었다. 평일 배차 간격은 8∼20분이다. 일부 버스는 '곧 도착'과 '출발 대기'가 번갈아 떴다.
광화문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도 시민들이 뒤늦게 파업 소식을 접하고 급히 택시를 잡거나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광화문역 2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명근(47)씨는 "재난안전문자를 다 꺼놔서 파업 소식을 전혀 몰랐다"며 "10시 미팅까지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평소라면 버스가 멈춰 섰을 버스정류장엔 시민들이 잡은 택시가 정차하곤 했다.
광화문으로 놀러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변 경찰관에게 "버스가 왜 안 오냐"며 상황을 묻는 모습도 목격됐다.
오전 7시 30분께 강남역사거리 전광판에도 시내버스들은 차고지에 있다고 안내됐다. 운행 중인 광역버스를 보고 헷갈린 시민들은 연신 전광판을 들여다봤다.
정지우(29)씨는 장갑을 끼고 스마트폰으로 '버스 파업'을 검색 중이었다. 그는 "파업한다는 걸 방금 알았다"며 "목적지로 가는 버스가 아예 없다"고 당황해했다.
정씨는 "출근길에는 운행하고 그 이후에 파업하는 방식으로라도 조율했으면 좋았을 텐데 출근길에 이러니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권모(32)씨는 "파업하는 걸 몰랐다. 어쩐지 계속 '차고지'로만 떠 있더라"며 "돈을 아껴야 하는데 무엇을 타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편하게 지각해야겠다"고 토로했다.
오전 8시께부터는 지하철역도 평소보다 붐비기 시작했다. 아현역과 충정로역은 오전 8시부터 출근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사에는 "버스 파업에 따라 내부가 혼잡하니 질서 있게 이동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연신 흘러나왔다.
충정로역에서 만난 이모(53)씨는 "보통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아침에 뉴스를 보고 20분 정도 일찍 나왔다"며 "퇴근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출퇴근길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를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1시간을 연장해 열차를 추가로 투입하고, 심야 운행 시간도 다음날 2시까지 연장한다. 이를 통해 하루 총 172회 증회 운행한다.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