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카드론을 찾는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이 두 달 연속 늘어나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 55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42조 751억 원) 대비 1.14% 증가로, 이는 2022년 10월(1.2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넉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금융위원회가 같은 해 6월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의 100% 이내로 제한하면서, 카드론도 그 규제 범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9월 말 잔액(41조 8375억 원)은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10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뒤 11월에는 상승 폭이 확대됐다. 카드사 대환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9월 1조 3611억 원에서 10월 1조 4219억 원, 11월 1조 5029억 원으로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업계는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 문이 좁아지자,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카드론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경기 둔화로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은행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카드론 이용이 다시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가 코스피 4천 선을 돌파하며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다시 커진 점도 카드론 수요를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해 추석 명절 상여금 시기 등으로 대출 수요가 10월에서 11월로 이연된 영향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카드업계는 새해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 수익이 줄어든 데다, 규제 강화로 대출 사업도 제약이 크다”라며 “올해 역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업황이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