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사탐런' 결국 毒되나…상위권 경쟁치열, 중위권 이중고

  • 등록 2025.12.04 15: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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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탐 1∼2등급, 작년보다 1만8천명 늘어…과탐은 1만2천명 감소
어정쩡한 중상위 이과생은 '사탐런 역효과'…"과목 유불리 완화" 평가도

 

문과, 이과 할 것 없이 수능 탐구영역에서 사회탐구(사탐)로 몰려간 이른바 '사탐런' 현상도 올해 대입 당락을 가를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특히 사탐 2등급 이내에 속하는 인원이 작년보다 30%나 증가하면서 상위권 경쟁이 어느 때보다 극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올해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사탐 9개 과목에서 2등급 이내 인원은 총 7만9천6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6만1천236명)보다 무려 1만8천375명(30.0%) 증가한 규모다.

 

선택과목별로 보면 작년 대비 사회문화가 9천496명(48.0%), 생활과윤리는 5천180명(29.0%), 윤리와사상은 1천357명(29.8%)이 각각 늘었다.

 

반면 과학탐구(과탐) 8개 과목의 2등급 이내 인원은 작년(4만9천920명) 대비 1만2천612명(25.3%) 감소한 3만7천308명으로 집계됐다.

 

역대급 사탐런 현상에 탐구영역 간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특히 사탐 2등급 안에 든 수험생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탐구 과목 간 표준점수 격차가 여전히 적지 않은 것도 정시모집 지원 결과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해 수능에서 탐구영역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사탐과 과탐 모두 6점으로 나타났다.

 

사탐에선 세계지리가 73점으로 가장 높았고, 정치와법이 67점으로 가장 낮았다. 과탐은 생명과학Ⅰ이 74점, 물리학Ⅱ가 68점이었다.

 

종로학원은 "탐구 과목 간 등급 인원과 점수 차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정시는 물론 수시에서도 사탐런의 실질적 영향력이 크게 발생할 것"이라며 "대학별로 발표되는 탐구 변환점수표 상황에 따라 유불리가 매우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차가 작년엔 사탐 11점, 과탐 8점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날 수능 채점결과 브리핑에서 "올해 사탐에서는 일부 과목에서 동점자들이 (많이) 발생해 1등급 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사탐과 과탐 사이의 편차가 최소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탐과 과탐 과목들 간 표준 최고점 격차도 전년에 비해 상당히 줄어 올해는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메가스터디도 "작년에는 과탐보다 사탐 최고점이 높은 과목들이 있어 사탐 응시자가 자연계열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며 "올해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탐이 67∼73점, 과탐은 68∼74점으로 고르게 나타나 과목 간 유불리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사탐이 비교적 어렵게 출제돼 '사탐 만점자'의 이점은 커졌으나, 중상위권엔 사탐런이 독(毒)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진학사는 "사탐런을 한 이과생의 경우 사탐 성적이 월등히 높지 않으면 인문계열로 교차지원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자연계열로 지원하기에는 가산점을 받지 못해 불리하다"며 "이런 수험생들은 이중고를 겪을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서 사탐·과탐 응시자 가운데 사탐만 선택한 인원은 60.04%(28만4천535명)를 기록했다.

 

사탐 1과목·과탐 1과목 응시생 8만1천023명(17.10%)까지 합하면 사탐 1과목 이상 응시자는 77.14%에 달한다. 과학탐구만 응시한 수험생은 22.86%(10만8천353명)에 그쳤다.(연합뉴스)

권혜진 rosyriver@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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