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다. 이번 봄에는 예년에 비해 낮아진 기온 탓에 벚꽃의 개화 시기가 수일 미뤄진다고 하지만 이번 벚꽃 시즌엔 지난 2019년 이후 굳게 닫혔던 벚꽃길을 개방한다고 전해지면서 기대감을 높인다.

대중음악씬에는 이때마다 차트 순위에 오르는 벚꽃 시즌 인기 음악이 존재한다. 최근 뮤직 플랫폼 멜론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멜론에서 인기 있던 대표 봄 노래를 분석한 결과 3~4월 한 번도 빠짐없이 월간 TOP100에 들었던 봄 노래는 방탄소년단의 '봄날'로 나타났다. 앞서 ‘벚꽃 연금’이라는 별명까지 만든 버스커버스커 '벚꽃 엔딩'과 HIGH4(하이포)와 아이유가 함께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는 3~4월 모두 월간 TOP100에 오르지는 못했다.

이러한 벚꽃 시즌 강세를 나타내는 곡들은 대부분 봄과 어울리는 감성적인 사운드와 사랑하는 이와 함께한다는 긍정적인 내용을 담아 리스너에 행복감을 선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디씬에도 봄 시즌에 어울릴 만한 곡이 가득하다. 3년 만에 열리는 벚꽃길을 함께 할 인디 음악을 추천한다.

■ 마틴스미스 ‘봄 그리고 너’

내 두 손에 빨개진 볼이 사과처럼
꼭 널 품은 나무가 되고 싶어
너의 그 사랑이 피어나면
해가 되어줄게 바라기만 해줄래

파란 하늘에 구름이 하나둘씩
새하얗게 꽃들을 피우고
우리들의 사랑이 시작되고
이 거리를 하나둘씩 새하얗게 더 물들이고 있죠

파란 하늘에 구름이 하나둘씩 (물들이고 있죠)
새하얗게 꽃들을 피우고 (um yeah)
우리들의 사랑이 시작되고
이 거리를 하나둘씩 새하얗게 더 물들이고 있죠

첫 번째 추천곡은 인디 듀오 마틴스미스가 2017년 발표한 ‘봄 그리고 너’다. 마틴스미스의 멤버 정혁과 전태원은 버스킹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서로의 실력에 반해 팀을 꾸려 당시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7’에 출연했다. 첫 무대에서 보여준 마룬파이브 ‘선데이모닝’은 그들만의 스타일로 편곡을 가미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으며 이후로도 매 라운드 마다 마틴스미스는 출중한 편곡 실력으로 어떤 곡이든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소화하며 Top5에 올랐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잘 느껴지는 싱글 ‘알고싶어’로 2016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마틴스미스는 이듬해 ‘봄 그리고 너’를 발표한다. ‘봄 그리고 너’는 계절감을 잘 살려낸 곡으로 전태원이 작사, 작곡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정혁’의 보컬과 소년 같은 매력을 가진 ‘태원’의 보컬이 주고받는 화음은 그동안의 합을 잘 보여주는 듯 완벽한 조화를 이뤘으며 마틴스미스만의 가볍고 경쾌한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가 봄의 따뜻함을 표현했다.

또 한 번 들으면 계속 흥얼거리게 하는 가사가 중독적인데 특히 파란, 하얀, 빨간 등 색감을 표현한 노랫말로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풍경을 묘사해 제목이 담은 숨은 의미를 재치 있게 드러낸다.


■  스무살·보라미유 '봄날 크리스마스'

창가 가까이 설렘이 내려요
괜히 나가야 할 거 같은 그런 날씨죠

어떤 핑계로 그댈 불러낼까요
나는 서툴러서 멋있는 말은 못 하지만

너와 나의 봄날 크리스마스
날씨가 도와주니까
못 이기는 척 할 수 없는 척
나와 걸어주면 안 될까요

너와 나의 봄날 크리스마스
벚꽃이 도와주니까
못 이기는 척 할 수 없는 척
잡은 손을 놓지 말아 줄래요

두 번째 추천곡은 2019년 뮤지션 스무살과 보라미유가 함께 선보인 듀엣곡 ‘봄날 크리스마스’다. 스무살은 2013년 데뷔해 ‘걔 말고’, ‘니가 생각나는 밤’ 등 히트곡을 선보이며 풋풋함과 따뜻함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며 보라미유는 유튜브 커버곡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면서 2018년 데뷔하게 된 실력파 보컬리스트다.

2019년 보라미유는 청아한 음색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 뮤지션이었고 스무살은 ‘고막남친’으로 불리던 뮤지션으로 두 가수의 듀엣곡 발표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여기에 ‘봄날 크리스마스’에 실력파 기타리스트 정성하가 참여한다는 소식에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봄날 크리스마스’는 막 사랑에 빠진 연인의 두근대는 감정을 섬세하게 담은 곡으로 기타리스트 장성하가 연주에 참여한 어쿠스틱 편곡에 캐럴다운 멜로디가 독특한 조화를 이뤘다. 여기에 스무살과 보라미유가 표현하는 노랫말은 남녀가 주고받는 대화같이 느껴져 더욱 달달한 감성을 더했다. 특히 스무살과 보라미유 특유의 미성이 잘 어우려져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