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신문 김혜련 기자] 타고난 목소리부터 짙은 감성을 자랑하는 뮤지션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검정치마, 카더가든, 혁오 등이 그 결을 함께 한다. 한동안 이들과 같은 감성을 지닌 뮤지션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몇 년 전 드라마 ‘www 검색어를 입력하세요’를 보던 중에 나온 삽입곡을 듣고는 이 뮤지션도 이들과 같은 결이라고 곧장 생각했다. 바로 ‘오존’(O3ohn)이었다.
그는 이미 인디 씬에서는 꽤 주목받고 있는 싱어송라이터였다. 오존은 기타리스트로서 음악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개성파 뮤지션인 신세아의 크루 'Xin Seha and The Town'의 기타리스트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6년 첫 솔로 EP ‘O’를 발매하며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잇따라 발매한 싱글 앨범 ‘kalt’까지 내는 음악마다 오존 특유의 감성이 제대로 통했다. 신인 뮤지션임에도 불구하고 2017년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라이프, 어반 뮤직 페스티벌, 네이버 온스테이지 라이브 등 유수의 페스티벌 무대에 이름을 올린다.
신스팝을 비롯해 포크, 알앤비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싱어송라이터로 사랑받으며 앞서 언급한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OST의 ‘우리 사이 은하수를 만들어’를 비롯해 ‘미스터 션샤인’ OST의 ‘Shine Your Star’까지 신흥 OST 강자로도 알려졌다.
그는 혁오와 카더가든, 장기하 등 다양한 뮤지션이 있는 ‘두루두루컴퍼니’와 함께하면서 더욱더 단단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따뜻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목소리가 ‘귀호강’을 선사하는 그는 지난해 Mnet에서 열린 오디션 프로그램 ‘포커스’에서 빛을 발했다. 매 라운드마다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으며 3위를 하며 대중들에게 더욱 이름을 알리게 됐다.
지난 5월 오존은 EP ‘co’를 발매한다. 혼자 작업을 하던 오존이 이번에는 동료들과 함께 작업했다. 함께 일하다 라는 의미의 ‘collaborate’, 공존하다는 의미의 ‘coexist’, 그리고 색채를 가리키는 ‘colors’에 공통으로 들어간 ‘co’를 가져와 앨범명으로 붙였다.
앨범은 ‘Snooze(스누즈)’, ‘꿈’, ‘밤’, ‘Alright(올라잇)’ 4곡이 수록됐으며 밤과 꿈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된다. 이별 앞에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표현한 타이틀곡 ‘Snooze’(스누즈)는 ‘선잠’이라는 뜻으로 ‘I don’t care’라고 반복되는 가사는 중독적이면서도 몽롱한 감성을 제대로 표현했다. 연인들이 오늘 밤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내용의 노래 ‘밤’은 기타와 함께 피아노로 단촐한 진행으로 진행되지만, 오존의 나른한 음색이 매력적인 곡이다. 모든 게 괜찮을 거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담은 ‘Alright’는 잔잔한 인트로에서부터 독특한 남기는 음악의 진행은 꿈속을 유영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동료들과 함께 작업했다는 이번 앨범은 과거의 그의 음악보다는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오존만의 잔잔하면서 나른한 감성은 변함이 없다. 이번 앨범의 컨셉인 꿈과 밤에 어울리는 편안한 분위기부터 정제되지 않은 부드러운 보컬은 인디씬에서 '오존'표 장르를 구축해나가는 데 한몫을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