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전 세계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뮤지컬 '엘리자벳'의 여섯 번째 시즌이 지난달 16일 서울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막을 올렸다.
엘리자벳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를 배경으로, 황후 엘리자벳의 삶과 자유를 향한 갈망을 그린 작품이다. 역사적 인물인 엘리자벳과 초월적 존재인 죽음의 관계를 중심으로 화려한 황실의 이면에 감춰진 고독과 욕망, 사랑과 죽음을 깊이 있게 다뤘다.
'모차르트!', '레베카' 등을 통해 유럽 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준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만든 엘리자벳은 1992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 10개 언어로 번역돼 공연됐으며, 국내에서는 2012년 초연 이후 '제6회 더 뮤지컬 어워즈' 8관왕,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4관왕, '제8회 골든티켓 어워즈' 최고의 작품 대상 및 뮤지컬 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여섯 번째 시즌에서는 린아, 이지혜, 이지수가 엘리자벳, 카이, 서경수, 고은성이 죽음 역에 각각 캐스팅됐다. 이지혜를 제외한 배우들은 이번 시즌이 첫 엘리자벳 출연이다. 최근 박지연이 엘리자벳 역으로 새롭게 합류했으며, 박지연 역시 이번이 첫 도전이다. 죽음 역으로 합류를 발표한 김준수는 초연 때부터 여러 차례 무대에 오른 베테랑 배우로, 압도적인 티켓 파워를 자랑해 온 만큼 이번에도 엘리자벳의 흥행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벳의 가장 큰 매력은 실존 인물의 서사에 죽음(Der Tod)이라는 초월적인 존재를 결합해 독특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데 있다. 이미 역사적으로 알려진 비극적 결말을 향해가는 극적인 전개에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력과 폭발적인 가창력,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는 음악, 화려한 무대 연출이 더해지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30년 넘게 뮤지컬 장인들의 손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여온 작품다운 면모다.
국내에서만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은 엘리자벳에서 뮤지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지점은 단연 캐스팅이다. 특히 엘리자벳은 옥주현을 비롯해 신영숙, 김소현 등 내로라하는 뮤지컬 배우들의 대표 배역으로 꼽힐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로, 높은 연기력과 가창력은 물론 무대 장악력까지 요구되는 만큼, 이번 시즌 역시 캐스팅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런 면에서 수많은 무대 경력을 지닌 이지수와 카이의 캐스팅은 더할 나위 없었다.
이지수는 자유분방한 소녀에서 황후가 된 후, 새장처럼 갑갑한 궁정 생활을 견디다 결국 비극적 죽음을 맞는 엘리자벳의 서사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 엘리자벳의 대표 넘버 '나는 나만의 것'은 물론 모든 곡을 청아하면서도 힘이 있는 보이스로 완성한 그는 아름다운 비주얼까지 엘리자벳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높이며 관객들의 탄성을 이끌어냈다.
카이는 엘리자벳의 국내 프로덕션인 EMK뮤지컬컴퍼니 작품에 수차례 출연해왔지만, 놀랍게도 이번 엘리자벳이 첫 도전이다. 그는 마치 죽음 그 자체였다.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죽음을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존재로 완성했다. 엘리자벳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그림자처럼 곁을 맴돌며 유혹하는 죽음이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객석 곳곳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가슴팍을 드러낸 시스루 블라우스를 입은 카이의 옴므파탈 변신은 이번 시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엘리자벳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화자이자 엘리자벳을 암살한 루케니 역의 강홍석도 빼놓을 수 없다. 여섯 번째 시즌이 두 번째인 강홍석은 관객들이 엘리자벳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도록 극을 이끌고, 때로는 객석에 등장해 관객들을 이야기의 한가운데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덕분에 커튼콜에서도 강홍석이 등장할 때마다 객석의 뜨거운 환호가 이어졌다.
이 밖에 엘리자벳의 남편이자 황제 프란츠 요제프 역의 박민성, 엘리자벳과 대립하는 대공비 소피 역의 주아, 비운의 황태자 루돌프 역의 김우성, 막스 공작 역의 김대호, 루도비카-볼프 부인 역의 장예원, 어린 루돌프 역의 한라온 등 주요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 모두 이번 시즌이 첫 출연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작품과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연기를 펼쳤으며, 놀라운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한편, 엘리자벳의 여섯 번째 시즌은 오는 11월 15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