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8년 만에 최대…지방은행 대손충당금적립률 모두 100% 미만

금융감독원 '2026년 6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 발표
적립률 142.9%, 1년 새 22.6%포인트 하락…하나은행 100.4%

 

국내은행 부실채권이 8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까지 쌓였지만 이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은 오히려 줄었다. 최근 1년간 부실채권이 2조 3000억원 늘어나는 동안 충당금 잔액은 5000억원 감소했다. 손실흡수능력을 가늠하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40%대까지 내려왔고 지방은행 5곳은 예외 없이 100%를 밑돌았다.

 

금융감독원이 2일 발표한 '2026년 6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에 따르면 6월 말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42.9%로 3월 말 150.4%보다 7.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6월 말 165.5%와 비교하면 22.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적립률은 대손충당금 잔액을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으로 나눈 값으로 100%를 밑돌면 쌓아둔 충당금이 부실채권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6월 말 부실채권은 18조 9000억원으로 3월 말 17조 7000억원보다 1조 2000억원 늘었다. 2018년 6월 말 19조 4000억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부실채권비율도 0.63%로 3월 말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반면 대손충당금 잔액은 26조 9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6월 말 27조 4000억원과 비교하면 500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적립률 하락은 지방은행에서 두드러졌다. 경남은행이 74.4%로 가장 낮았고 전북(83.0%) 제주(85.3%) 광주(90.6%) 부산(98.2%)이 뒤를 이었다. 지방은행 평균은 87.9%로 지난해 6월 말 115.0%보다 27.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6월 말만 해도 적립률이 100%를 밑돈 곳은 제주은행 한 곳이었다.

 

시중은행 평균 적립률도 136.5%로 1년 새 26.2%포인트 내려갔다. 지방은행에서 전환한 아이엠뱅크가 88.7%로 시중은행 중 가장 낮았고 4대 은행 가운데는 하나은행이 100.4%로 최저였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말 138.7%에서 1년 만에 38.3%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부실채권은 1조 2000억원에서 1조 9000억원으로 늘었고 부실채권비율도 0.35%에서 0.48%로 올랐다. 우리은행(132.9%)은 47.0%포인트, SC제일은행(118.7%)은 62.7%포인트 각각 내려갔다. KB국민은행은 197.3%로 8.2%포인트 오르고 부실채권비율도 0.28%로 0.06%포인트 낮아졌다.

부실을 키운 쪽은 기업여신이다. 6월 말 기업여신 부실채권은 15조 2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원 늘었다. 2019년 3월 말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7%로 0.03%포인트 상승해 2021년 3월 말 이후 가장 높았다. 대기업여신(0.53%)과 중소기업여신(0.92%)이 각각 0.03%포인트, 0.04%포인트 올랐고 중소법인은 1.08%로 0.05%포인트, 개인사업자여신은 0.67%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은 3조 4000억원으로 1000억원 늘었고 신용카드채권은 3000억원으로 전 분기와 같았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33%로 0.01%포인트 올랐으며 주택담보대출은 0.22%로 3월 말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 중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7조 2000억원으로 전 분기 5조 5000억원보다 1조 7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기업여신이 5조 7000억원을 차지했다. 중소기업 신규부실이 4조 5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 2000억원 늘어 증가분의 대부분을 채웠다. 대기업은 1조 2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 2분기 4000억원과 비교하면 3배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6조 1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 7000억원 늘었다. 대손상각과 매각을 통한 정리가 3조 9000억원, 담보처분에 따른 여신회수가 1조 2000억원이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이전 10년간(2010~2019년) 평균 부실채권비율이 1.49%였던 점을 들어 은행권 건전성 수준을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취약부문의 부실채권비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상황 장기화와 국내외 금리 상승 가능성을 감안하면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제여건 변화에 따른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권 건전성 현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라며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과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유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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