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 시행되는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규제의 기준선인 50%를 6월 말 기준으로 채우지 못한 손해보험사가 흥국화재와 하나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세 곳으로 나타났다. 내년 3월 말 비율이 2036년까지 9년간 적용되는 분기별 이행목표의 기준점으로 굳어지기 때문에 미달 회사들로서는 남은 두 개 분기에 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1일 손해보험협회에 공시된 14개 손보사의 2026년 2분기 경영공시를 집계한 결과, 경과조치 적용 전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흥국화재가 27.9%, 하나손해보험이 22.4%였고 롯데손해보험은 마이너스 6.5%였다.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가용자본 가운데 자본금과 이익잉여금처럼 손실흡수성이 높은 항목만 추려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빌려온 자본을 걷어냈을 때 회사가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자본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이 비율을 새로운 건전성 기준으로 도입하면서 기준비율을 50%로 정했다. 0~50%면 경영개선권고, 0%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대상이 된다. 시행 직후 제재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적기시정조치 부과에는 2035년 말까지 9년간 경과조치를 뒀다. 2027년 3월 말 기준으로 50%에 미달하는 회사는 그 시점의 비율을 시작점으로 삼아 2036년 3월 말까지 50%에 이르도록 분기별 최저 이행기준을 부과받는다.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1년의 이행기간이 주어지고, 그 기간이 끝난 뒤에도 미달하면 경과조치가 끝나고 적기시정조치를 받는다.
당국은 기준비율을 50%로 정한 근거로 2024년 말 보험권 시장위험액이 요구자본의 45.7% 수준이라는 점과 현행 K-ICS가 보완자본을 요구자본의 50%까지만 인정한다는 점을 들었다. 기본자본이 취약한 회사는 올해 안에 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금융위와 금감원은 회사별 이행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증권을 조기상환하려면 상환 후 기본자본비율을 80% 이상 유지해야 한다. 이 요건까지 적용하면 대상은 여섯 곳으로 늘어난다. 앞선 세 곳에 AXA손해보험(54.5%) 한화손해보험(67.2%) KB손해보험(75.9%)이 더해진다. 양질 또는 동질의 자본으로 차환하는 경우에는 50%만 유지해도 조기상환이 허용되지만, 차환 없이 갚으려는 회사는 콜옵션 행사 시점을 앞두고 별도의 자본확충을 검토해야 한다.
◆ 후순위채 한 건도 없는 DB손보·현대해상까지 100% 미달
요구자본만큼의 기본자본을 갖추지 못한 회사는 열 곳이었다. DB손해보험이 96.0%, 현대해상 83.8%, 메리츠화재 83.3%, 농협손해보험 82.8%로 대형사 상당수가 이 구간에 몰려 있다. 100%를 넘긴 회사는 신한EZ손해보험(224.4%) 삼성화재(220.2%) AIG손해보험(216.4%) 카카오페이손해보험(215.9%) 네 곳에 그쳤다.
흥국화재는 기발행 신종자본증권 2120억원과 후순위채무 190억원에 공통적용 경과조치를 받고 선택적용 경과조치까지 얹으면 기본자본비율이 47.6%로 올라간다. 경과조치를 모두 적용해도 기준선 50%에는 닿지 못한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한 건도 발행하지 않았다. 빌려온 자본이 전혀 없는데도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 100%를 밑돈 것은 K-ICS가 해약환급금 부족분 상당액을 보완자본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한 금액이 해약환급금에 못 미치면 그 차액을 자본으로 인정하되, 손실흡수성이 낮다고 보고 보완자본에 넣는다.
이 금액은 DB손해보험이 10조 2400억원, 삼성화재가 9조 4325억원에 이르고 메리츠화재 7조 5410억원, KB손해보험 7조 256억원, 현대해상 6조 5974억원 순이다. 손보사들의 전체 킥스비율이 180~280%대로 생명보험사를 웃돌면서도 기본자본만 떼어 놓고 보면 대형 5개사 가운데 네 곳이 100%에 미치지 못한다. 14개사 합산 기본자본비율은 115.3%로 계산되지만 삼성화재를 제외하면 77.1%로 낮아진다.
◆ 신종자본증권 발행하고도 기본자본 줄어든 하나손보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회사별 성적은 엇갈렸다. 삼성화재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9조 7954억원에서 21조 835억원으로 불어나면서 기본자본이 11조 7381억원 늘었고 비율도 184.5%에서 220.2%로 올랐다. 농협손해보험은 순자산이 늘고 요구자본이 줄어 61.3%에서 82.8%로 21.5%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손해보험은 자본을 늘리고도 기본자본이 줄었다. 2분기에 신종자본증권 999억원을 발행해 건전성감독기준 순자산이 6772억원에서 7123억원으로 351억원 늘었지만, 기본자본은 1324억원에서 1049억원으로 275억원 감소했다. 기본자본 자본증권의 인정한도를 넘어선 금액이 보완자본으로 재분류되면서 그 규모가 5434억원에서 6065억원으로 631억원 커졌고, 이익잉여금도 658억원 줄었다. 상반기 순손실은 712억원이다. 그 결과 전체 킥스비율은 146.07%에서 152.13%로 6.06%포인트 올랐는데도 기본자본비율은 28.6%에서 22.4%로 6.2%포인트 내려갔다.
롯데손해보험은 반대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마이너스 4322억원에서 마이너스 1447억원으로 개선되고 보완자본으로 재분류되는 금액이 1966억원 줄면서 기본자본비율은 마이너스 19.4%에서 마이너스 6.5%로 12.9%포인트 올랐다. 반면 요구자본이 679억원 늘어 전체 킥스비율은 131.93%에서 129.68%로 2.25%포인트 내려갔다. 두 지표가 따로 움직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