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 시행되는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규제의 기준선인 50%를 채우지 못한 생명보험사가 22곳 가운데 7곳으로 나타났다. 시행 후 첫 산출 시점인 내년 3월 말 수치가 2036년까지 이어지는 분기별 이행목표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회사별 대응은 올해 남은 두 개 분기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1일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22개 생보사의 2026년 2분기 경영공시를 집계한 결과, 경과조치 적용 전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이 50%를 밑돈 회사는 ABL생명(42.7%) 처브라이프생명(39.5%) 푸본현대생명(29.5%) IBK연금보험(22.5%) iM라이프(15.1%) 하나생명(10.0%) KDB생명(-26.1%)이었다.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가용자본에서 자본금과 이익잉여금처럼 손실흡수성이 높은 항목만 추려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빌려온 자본을 걷어내고 회사가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자본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이 비율을 새로운 건전성 기준으로 도입하면서 기준비율을 50%로 정했다. 0~50%면 경영개선권고, 0%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대상이 된다. 다만 시행 직후 제재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2035년 말까지 9년간 경과조치를 뒀다. 내년 3월 말 기준으로 50%에 미달하는 회사는 그 시점의 비율을 시작점으로 삼아 2036년 3월 말까지 50%에 이르도록 분기별 최저 이행기준을 부과받는다.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1년의 이행 기간이 주어지고 그 기간이 끝난 뒤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 자본성증권 상환에도 80% 요건
자본성증권을 조기상환할 때는 상환 후 기본자본비율을 80% 이상 유지해야 한다. 이 요건까지 적용하면 대상은 11곳으로 늘어난다. 앞선 7곳에 교보생명(78.7%) DB생명(77.1%) NH농협생명(70.4%) 한화생명(56.7%)이 더해진다. 같은 등급 이상의 자본으로 차환하는 경우에는 50%만 유지해도 조기상환이 허용되지만 차환 없이 상환하려는 회사는 콜옵션 행사 시점을 앞두고 별도의 자본확충을 검토해야 한다.
요구자본만큼의 기본자본을 갖추지 못한 회사는 15곳이었다. 신한라이프 99.9%, 미래에셋생명 99.0%, 동양생명 84.2%, 흥국생명 83.2%가 여기에 속한다. 규제선과는 거리가 있지만 국내 대형사 상당수가 이 구간에 몰려 있다. 상위권은 라이나생명이 257.9%로 가장 높았고 삼성생명 177.1%, BNP파리바카디프생명 173.4%, AIA생명 159.7%가 뒤를 이었다. 보완자본 의존이 적은 외국계 회사들이 앞자리를 차지했다.
◆ 증자와 금리 상승으로 갈린 분기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회사마다 사정이 갈린다. 푸본현대생명은 유상증자와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계약부채 평가이익으로 기본자본을 109억원에서 4556억원으로 늘리며 비율을 0.7%에서 29.5%로 끌어올렸다. 동양생명이 69.4%에서 84.2%로, DB생명이 63.4%에서 77.1%로 오른 것은 금리 상승으로 보험부채 평가액이 줄면서 순자산이 늘어난 영향이다.
KB라이프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기본자본보다 요구자본이 빠르게 늘었다. KB라이프생명은 기본자본이 486억원 줄어드는 사이 요구자본이 3097억원 늘어 156.4%에서 136.8%로 낮아졌다. 미래에셋생명도 기본자본이 2조 3151억원에서 2조 3735억원으로 늘었는데 요구자본이 1775억원 증가하면서 비율은 104.3%에서 99.0%로 내려갔다. 두 회사 모두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위험액과 주가 상승에 따른 주식위험액이 함께 커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138.2%에서 127.8%로, 하나생명은 기본자본이 964억원에서 759억원으로 줄어 15.0%에서 10.0%로 떨어졌다.
KDB생명 기본자본은 마이너스 3567억원에서 마이너스 4058억원으로 확대됐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13일 한국투자금융지주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양측은 인수가격과 자본확충 규모를 조율해 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상 중이며 거래 종결은 내년 상반기로 잡혀 있다. 규제 시행 첫 산출 시점인 내년 3월 말이 거래 마무리 시기와 겹치기 때문에 인수 측이 부담할 자본확충 규모도 그만큼 늘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