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한 투자자는 기초자산 가격이 원금 손실 구간에 가까워지면 증권사로부터 안내를 받게 된다. 조기상환에 실패했을 때는 중도상환이라는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도 함께 통보받는다. 수익을 내고 상환받은 뒤 같은 상품에 곧바로 재가입하려는 투자자에게는 기초자산과 시장 환경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유의사항이 따라붙는다.
금융감독원은 5일 금융투자협회, 주요 10개 증권사와 '파생결합상품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개선안을 공개했다. 금감원과 금투협, 한국투자·NH투자·미래에셋·삼성·신한투자·KB·하나·신영·교보·메리츠증권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개선안을 다듬어 왔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고난도 ELS의 낙인 근접 알림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 배리어에 10%포인트 이내로 다가서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최초 한 차례 안내를 보내야 한다. 낙인에 닿으면 중도상환 금액이 크게 줄어드는데도 이를 미리 알지 못해 상환 여부를 저울질할 기회조차 없었던 사례를 감안한 조치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발행된 낙인형 파생결합증권 가운데 낙인 배리어가 50% 이하인 저낙인 상품이 97%를 차지했다. 평소에는 손실 구간이 멀어 보이지만 한번 닿으면 손실 폭이 급격히 커지는 구조다.
중도상환 안내도 강화된다. 그동안 증권사는 조기상환이 미뤄지면 그 사실만 알렸는데 앞으로는 투자자가 중도상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과 그 방법까지 설명해야 한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를 보면 올 상반기 ELS 상환액 29조 4406억원 중 중도상환은 3조 5651억원으로 12.1%에 그쳤다. 조기상환이 14조 6082억원, 만기상환이 11조 2673억원이었다. 6월 말 기준 미상환 잔액은 57조 9012억원에 이른다.
수익 상환 이후의 재투자 관행에도 제동이 걸린다. 조기·만기 상환으로 수익을 실현한 투자자가 조건이 비슷한 상품에 기계적으로 다시 가입하는 일이 잦은데 이때 기초자산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수익 상환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유의사항을 안내하도록 했다. 투자설명서 역시 연 환산 수익률과 실제 수익률을 나란히 적고 기초자산 가격이 최근 최고·최저점에 도달했는지, 이슈어콜 같은 중요 옵션이 붙어 있는지를 주요사항 요약에 표기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상품이 만들어지는 단계도 함께 손봤다. 증권사 제조부서는 기초자산으로 쓸 종목 후보군을 '풀(Pool)'로 묶어 사내 상품승인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하고 여기에 새 종목을 넣거나 승인 내용을 바꿀 때도 다시 심의를 거쳐야 한다. 함께 제시된 표준 점검기준은 기초자산을 고르고 상품 구조를 짤 때 해당 자산의 최근 변동성과 가격 추이를 따지고 특정 개별종목 주식에 과도하게 쏠리지 않았는지 살피도록 했다.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종목형 ELS는 이미 지수형을 앞질렀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발행된 ELS 27조 7618억원 가운데 종목형이 13조 6273억원으로 49.1%를 차지해 지수형(44.7%)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 42.5%였던 종목형 비중이 1년 새 6.6%포인트 뛰었다. 1분기에는 테슬라와 팔란티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 발행이 활발했다.
기존에 승인받은 상품과 동일하다고 인정되면 심의를 건너뛰던 관행도 바뀐다. 앞으로는 기초자산 유형과 결제통화, 손실배수를 종합적으로 따져 동일성 여부를 가리고 다른 상품으로 분류되면 심의를 새로 받아야 한다. 시장 환경이 달라져 승인 당시보다 투자 위험이 크게 커진 상품은 동일 상품이라도 예외적으로 심의대에 다시 오른다. 승인위에는 소비자보호·준법감시·판매 부서가 반드시 들어가고 금융소비자보호책임자(CCO)는 투자자 보호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상품 출시를 보류시킬 수 있다.
고난도 상품에 대한 증권사 자율점검 주기는 연 1회에서 분기 1회로, 이사회 보고는 연 1회에서 반기 1회로 짧아진다. 부적합 판매비율은 판매채널이나 고령자 여부 등에 따라 증권사가 자체 관리비율을 정해 관리해야 한다.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홍콩 H지수 ELS 투자자 손실 사례와 시장 변동성 확대를 들어 투자자를 사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종합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투협 자율규제 규정은 9월 중 개정돼 각 증권사 내규에 반영되며 낙인 근접 알림 등 시스템 개선 작업은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