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기준금리 인상 전망…'변동금리 쏠린' 대출자 부담 더 커질 듯

신규 가계대출 72%가 변동금리…예금금리도 오를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상이 현실화하면 2023년 1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으로 지난해 5월 인하 이후 여덟 차례 이어온 동결 기조를 접고 통화정책 방향을 트는 것이다. 특히 신규 대출의 70% 이상이 변동금리에 쏠려 있어 이미 오름세인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 예·적금 금리가 뒤따라 상승해 이자 수익을 겨냥한 대기 자금이 은행 수신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빚을 낸 차주들은 이자 부담 확대를 피하기 어렵다.

 

한국은행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예금은행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2.2%로 2022년 7월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신규 주택담보대출에서도 변동금리가 52.2%를 차지해 절반을 넘어섰다. 고정형보다 금리가 낮다는 이유로 변동형에 차주가 몰린 터라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코픽스 등 지표금리를 따라 이자 부담이 곧바로 불어날 수밖에 없다. 5월 신규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4.45%로 이미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신현송 한은 총재의 발언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 총재는 통방 회의를 일주일 앞둔 지난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와 성장세 개선,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말해 인상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앞서 지난달 12일 한은 창립 76주년 기념식에서도 "성장, 물가, 금융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명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라며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밝혀 인상 시점이 머지않았음을 내비쳤다.

 

금통위 내부 기류 역시 지난 5월 28일 통방 회의 때부터 인상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당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장용성 위원과 유상대 부총재가 연 2.75%로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고 회의 직후 공개된 금통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 점도표에서는 전체 21개 점 가운데 19개가 현 수준보다 높은 곳에 찍혔다. 두 차례 인상을 반영한 연 3.00%에 10개로 가장 많았고 연 2.75%에 7개, 연 3.25%에도 2개가 찍혔다. 신 총재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 내부 분위기는 대체로 일치한다"라며 "이번에도 올릴 수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공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동결 의견을 낸 위원들까지 기조 전환에 공감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 위원은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물가 압력의 기조적 확산을 확인한 뒤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고 다른 위원들도 통화정책 기조 전환 시기를 저울질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여기에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로 한은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웃도는 등 물가와 환율 지표도 인상 명분을 더하고 있다. 올 1~2월 2% 수준이던 물가 상승률은 중동 전쟁 여파로 5월부터 3%대로 올라섰고 원·달러 환율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도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미 달러화 강세가 겹치며 150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한은이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6%로,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2%에서 2.7%로 올려 잡은 만큼 성장 부담을 덜어낸 금통위가 물가 대응에 집중할 여건도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금리가 오르면 시장의 시선은 8월 연속 인상 여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5월 점도표에서 연 3.00% 이상에 12개의 점이 찍힌 것은 다수 위원이 연내 두 차례 이상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하반기 인상 사이클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이 근원물가와 수요 측 압력을 어느 정도 강조하느냐가 8월 인상 가능성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와 4분기 연이은 인상으로 연말 기준금리가 연 3.00%에 이르고 내년 초 추가 인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긴축 재개 가능성도 국내 금리 인상 압력을 키우는 변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2일 발표한 '미국발 긴축 충격에 대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테일러 준칙으로 추정한 미국의 올해 2분기 적정금리는 연 3.82%로 현재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금리 목표(연 3.50~3.75%)를 웃돌았다. 적정금리는 3분기 3.97%, 4분기 4.09%를 거쳐 내년 1분기 4.17%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추정됐다. Fed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점도표에서 연내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같은 방향이어서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긴축이 현실화하면 강달러 압력과 외국인 자금 유출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국내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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