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 대출 늘리려…금융위, 위험가중치·대손충당금 완화 검토

금융위, 포용금융 추진단 금융산업분과 킥오프회의 개최…전문가 12명 참여
하위 20% 차주 평균 13.4%…신용도 따라 벌어진 금리단층 손본다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에게 자금이 더 흘러가도록 은행과 제2금융권의 건전성 규제를 손보는 방안을 검토한다. 위험가중치나 대손충당금처럼 부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완충장치의 부담을 덜어주면 금융회사가 중저신용 대출을 늘릴 여지가 생긴다고 봤다.

 

금융위원회는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금융산업분과 킥오프회의를 열고 이런 논의 과제를 내놨다. 분과는 남재현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를 분과장으로 학계와 연구원, 시민단체, 금융회사 임직원 등 전문가 12명으로 꾸려졌다.

 

건전성 규제 개편은 분과가 다룰 네 가지 과제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이다. 금융위는 포용금융 유인을 높이기 위해 전 업권의 건전성 규제를 합리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그 방향을 "단기적·기계적 건전성 확보만을 위해 과도하게 경직적인 규정을 합리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질 대상으로 거론된 것은 포용금융과 관련한 위험가중치(계수), 채무조정 활성화를 위한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 등이다. 위험가중치는 대출 규모에 견줘 금융사가 자본을 얼마나 갖춰야 하는지를 좌우하는데 이를 낮추면 중저신용 대출을 내줄 때 지는 자본 부담이 가벼워진다. 자산건전성 분류와 충당금 적립 기준을 완화하려는 것도 연체가 생긴 차주와 채무조정을 수월하게 풀어가기 위해서다.

 

이미 발표한 제도 개선의 후속 조치에도 당국은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저축은행과 카드, 캐피탈업권의 민간중금리대출을 1·2로 나누고 규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 여기에 들어간다.

 

당국이 건전성 규제까지 들여다보는 배경에는 신용도에 따라 대출금리가 계단식으로 벌어지는 금리단층이 자리 잡고 있다. 금융위가 나이스평가정보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자료를 모두 갖춘 가계 차주 1690만 명을 분석해보니 신용도 상위 50% 차주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5.0%였던 반면 하위 20%는 13.4%까지 올라갔다. 중간층인 50~80% 구간은 7.9%였고 신용대출 잔액이 83조 1000억원에 이르는 하위 20% 차주는 같은 중신용자라도 업권에 따라 금리가 5.8%에서 14.5%까지 벌어져 있었다.

 

금융위는 이런 금리단층을 두고 제2금융권의 대출 원가가 높고 신용평가 역량이 부족한 데다 금리보다 한도에 민감한 차주 특성까지 겹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지난 4월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중저신용자 금리 인하 방안을 추가로 모색하기로 했다.

 

자금 공급을 늘리는 방안으로는 은행과 제2금융권이 손잡는 신규 프로그램을 다각도로 검토한다. 새희망홀씨나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처럼 업권별로 운영하는 자체 상품의 제도 개선도 함께 들여다보며 보험과 카드업권에서는 중저신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지원 과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상호금융권은 별도 소분과를 꾸려 포용금융 우수 조합에 중앙회 차원의 수익성·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과 예대율 등 규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다룬다.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을 뒷받침하기 위해 우수 기관에 인센티브를 주는 평가체계도 새로 짜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회사가 스스로 중저신용 영역으로 자금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유인구조와 건전성 규제를 다시 짜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금융위는 소분과 논의를 거쳐 방안을 마련한 뒤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입법과 예산 지원이 필요한 과제는 국회와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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