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페이백에 보험금 샌다"…금감원, 제3자 리스크 관리 강화

제3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 개최, 금융소비자 관련 주요 현안 논의
이찬진, "감내 가능한 수준 이상 레버리지 투자, 가계 재무건전성 훼손"

 

일부 요양병원이 암환자를 유치하려고 비급여 진료비의 20~40%를 환자에게 돌려주는 '페이백'이 보험금 새는 통로로 지목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식으로 보험상품에 숨어든 '제3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별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제3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협의회는 리스크 기반 소비자보호 감독체계를 세우기 위해 금감원이 정례적으로 운영하는 최고위급 협의 기구다. 이날 회의에서는 증시 변동성 심화와 '빚투'(빚내서 투자) 확산 대응도 함께 다뤄졌다.

 

이 원장은 가계 금융자산이 특정 자산군에 지나치게 편중되거나 감내 가능한 수준 이상의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하는 경우를 우려했다. 그는 "높은 손실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라며 "이런 시장 상황일수록 금융회사도 소비자 보호에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제3자 리스크란 보험금을 지급하는 과정에 끼어든 병원이나 법무 서비스 등이 영리를 좇아 서비스 이용을 부추기거나 비용을 부풀리는 위험을 가리킨다. 보험사가 상품을 설계하면서 이런 위험까지 감안해 보험가입금액을 실제 필요보다 높게 잡고 다시 불필요한 가입을 권하는 불완전판매로 이어지면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협의회가 대표 사례로 꼽은 것이 요양병원 페이백이다. 환자가 진료비 전액을 기준으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면 병원에서 돌려받은 돈만큼 보험금이 이중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런 페이백이 보험금을 새게 할 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까지 키운다고 봤다. 의료 과잉이용으로 보험금 지급액이 늘면 그만큼 다른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금감원이 손을 대는 방식은 요양병원을 직접 겨냥하기보다 보험사를 거치는 우회에 가깝다. 요양병원을 감독할 권한이 없는 탓이다. '보험금관련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의 뼈대는 보험사가 상품 설계와 제조부터 심사,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全) 생애주기에 걸쳐 제3자 리스크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한 데 있다.

 

페이백을 실제로 잡아내는 일은 관계기관 공조로 풀기로 했다. 보험사가 조사 과정에서 보험사기 혐의를 발견하면 수사를 의뢰하고 보건복지부 등에는 적발에 필요한 증거자료를 적극 넘기도록 했다. 보험사가 쥐고 있는 보험금 청구자료에서 혐의 입증자료를 뽑아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등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의료·보험범죄 적발의 연결 창구 역할을 보험사에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병원을 실제로 제재하는 일은 복지부와 건보공단의 몫으로 남는다.

 

보험을 모집하는 단계에서 벌어지는 피해에도 대응책이 나왔다. GA(법인보험대리점)와 손잡은 일부 DB업체가 '보험점검센터'처럼 공공기관으로 오인할 만한 이름을 내세워 개인정보를 그러모으고 GA가 이 정보를 사들여 부당승환 같은 불건전 영업에 써온 사례가 적발됐다. 금감원은 'GA 표준내부통제기준'을 손질하고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GA의 위법·부당행위는 엄단하겠다고 했다.

 

은행 창구에서 파는 방카슈랑스도 점검 대상에 올랐다. 확정이율과 공시이율, 장기유지 보너스 이율이 뒤섞인 하이브리드형 연금처럼 구조가 까다로운 상품을 고령 소비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가입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감원은 은행이 고령층에게 방카슈랑스를 팔 때 중도에 해지하면 환급률이 낮아진다는 점 같은 위험 요소를 충실히 설명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온라인 보험영업이 늘면서 불거진 무분별한 댓글 광고를 두고도 보험사와 GA가 자체 광고심의를 강화하도록 하고 생·손보협회를 통해 광고규제 가이드라인을 업계에 전파하도록 했다.

 

이 원장은 "새로운 금융상품을 설계·제조·판매할 때 소비자의 위험요인을 더욱 면밀히 점검하는 등 고객 자산의 '리스크관리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라며 보험에 내재한 제3자 리스크가 사회적 비용을 부른다는 우려도 함께 나타냈다. 그러면서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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