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쿠폰 받고 건넨 개인정보, 보험대리점엔 최대 13만원에 팔린다

금감원, '보험점검센터' 사칭 DB영업에 소비자경보 발령

 

인터넷에서 '커피 쿠폰을 드린다'는 선물 이벤트에 무심코 참여하며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동의한 소비자는 며칠 뒤 '보험점검센터'를 자처하는 전화를 받는다. 보험료를 깎아주고 아직 못 찾은 보험금도 찾아준다는 친절한 안내지만 그사이 이 소비자의 이름과 전화번호는 법인보험대리점(GA)에 1인당 5만~13만원에 팔려나간 뒤다. 소비자가 손에 쥔 대가는 1만원짜리 커피 쿠폰 한 장이 전부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1일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소비자가 제공 범위와 목적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A는 DB업체를 통해 보험에 가입할 만한 잠재 고객 정보를 확보한 뒤 상품을 홍보하고 가입을 권유하는 이른바 'DB영업'을 한다. DB업체는 SNS 플랫폼에서 '보험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개인정보 수집과 제3자 제공 동의를 받거나 TV·인터넷 광고로 상담을 유도해 정보를 모은 뒤 이를 GA에 넘긴다.

 

'보험점검센터'나 '보장분석', '숨은 보험금 무료 안내' 같은 명칭을 앞세우는 곳은 공공기관이 아니라 개인정보를 수집해 GA에 판매하는 민간 DB업체다. 원치 않는 가입 권유 전화에 시달리거나 이런 명칭 탓에 공공기관으로 오해했다는 민원이 이어지자 금감원이 경보를 내렸다.
 

소비자가 건넨 정보는 가입 보험 종류와 보험료 수준, 관심 보장 항목까지 영업에 필요한 형태로 정리돼 GA로 팔린다. 보험 가입 의사가 확인된 정보일수록 값이 올라 1인당 5만~13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가 받는 대가가 1만원 안팎의 주유권이나 커피 쿠폰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금감원이 소속 설계사가 많은 초대형 GA 27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이들은 100여 곳의 DB업체에서 개인정보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DB업체 상당수는 금융회사가 아니라 광고대행업이나 텔레마케팅업을 하는 소규모 업체여서 정보 관리가 허술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선물 이벤트' 경품을 받으며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동의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GA의 가입 권유 연락까지 허용하게 된다. 이렇게 넘어간 정보는 실제 보장 수요와 무관하게 보험료가 비싸거나 보장이 얇은 상품으로 갈아타도록 권유하는 부당승환 등 불건전 영업에 악용될 수 있다.

 

GA로 넘어간 개인정보가 전산시스템 해킹으로 유출되면 보이스피싱 같은 2차 피해로 번질 위험도 있다. 실제 지난해 GA 전산망을 노린 해킹으로 유퍼스트보험마케팅 등에서 고객·임직원 1100여 명의 정보가 유출됐고 이 가운데 128명은 보험계약 종류와 보험료 등 계약 정보까지 새어 나갔다. 

 

금감원은 "공공기관은 보험 리모델링을 이유로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하지 않는다"라며 "광고 문구나 상담원이 '보험점검센터' 같은 용어를 쓰더라도 GA와 계약한 민간 DB업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벤트에 참여할 때 개인정보가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제공되는지 확인한 뒤 동의해야 하고 이미 동의했더라도 동의 철회와 개인정보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GA의 DB업체 관리와 보안 취약점, 무분별한 DB영업을 막을 내부통제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감독을 강화하고 위법·부당행위는 엄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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