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지주 등, KDB생명 실사 돌입…매각 가를 변수는 '추가 자본확충'

5개사 6주간 들여다본다…산업은행 증자 부담 어디까지 떠안나


산업은행이 일곱 번째로 추진하는 KDB생명 매각이 실사 단계에 들어갔다. 인수 후보들이 정작 따져봐야 할 것은 매물의 몸값이 아니라 인수 뒤 채워 넣어야 할 자본이다. 이 부담을 산은이 어디까지 떠안느냐에 거래의 성패가 달렸다.

 

10일 보험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적격 인수 후보로 추려진 5개사에 지난 8일 데이터룸을 열고 예비실사 작업을 시작했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와 흥국생명을 앞세운 태광그룹,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대상이다. 실사는 약 6주간 이어지며, 본입찰을 거쳐 이르면 8월께 우선협상대상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후보들이 실사에서 가장 꼼꼼히 살필 것은 KDB생명의 자본 사정이다. 겉으로 드러난 건전성 지표는 나쁘지 않다. KDB생명이 지난 3월 공시한 2025회계연도 지급여력비율(K-ICS)은 경과조치 적용 후 205.7%로,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를 크게 웃돈다. 산은이 지난해 말 5000억원을 증자한 결과다. 

 

문제는 이 수치가 한시적인 경과조치에 기댄 결과라는 데 있다. 이를 걷어내면 비율은 권고 수준을 밑돌고, 2026년 새로 도입되는 기본자본 규제를 적용하면 사정은 더 까다로워진다. KDB생명의 기본자본 K-ICS가 의무 기준(50%)에 크게 못 미쳐 인수자가 이를 메우려면 8000억원 안팎의 추가 증자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인수가 자체보다 인수 이후가 더 비싼 매물이다. 

 

산은도 이를 의식해 매각 공고에 사전 자본확충 가능성을 명시했다. 인수자와 협의해 추가 증자를 단행한 뒤 그 지분까지 함께 넘기겠다는 것이다. 가격을 깎아주는 대신 자본을 더 채워 넣어 부담을 나눠 지겠다는 뜻으로, 산은이 어느 선까지 자본을 보태느냐가 매각 성사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원매자들이 KDB생명 한 곳만 보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한투지주와 태광그룹은 예금보험공사가 매각 중인 예별손해보험은 물론 조건부 승인을 받은 롯데손해보험까지 동시에 저울질하고 있다. 보험사 매물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진 만큼, 실사에서 확인되는 추가 자본 부담이 클수록 KDB생명의 상대적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빅3 생보사가 인수의향서를 내고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원매자가 다섯 곳으로 늘긴 했지만 인수 후 들어갈 자본까지 따지면 빅3가 끝까지 완주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산은은 연내 거래 종결을 목표로 잡고 있다. 다만 6주 실사가 끝날 무렵 산은과 후보들이 자본 부담을 두고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이번에도 결론을 내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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