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가 금융권 협회 가운데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반 광고심의 시스템을 구축한다. 광고심의는 출발점일 뿐, 준법지원(컴플라이언스) 업무 전반으로 AI 적용을 넓히겠다는 것이 은행연합회의 구상이다.
은행연합회는 AI 전문기업 업스테이지와 지난달 28일 '은행권 AI 광고심의 시스템' 구축 계약을 맺고 개발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은행연합회와 사원은행이 비용을 함께 대고 같이 쓰는 공동 인프라 방식이며, 기술 개발은 업스테이지가 맡는다. 업스테이지는 기업용 AI 솔루션과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만드는 회사로, 국내 생성형 AI 스타트업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긴 유니콘이다.
새 시스템은 LLM에 광학문자인식(OCR)과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더해 두 가지 기능을 갖춘다. 'AI 광고심의'는 광고안과 상품설명서, 약관을 함께 들여다보면서 문서끼리 내용이 어긋나는 곳은 없는지, 관련 법령과 심의 기준은 지켰는지 따진 뒤 보완할 점을 보고서로 정리해 실무자에게 건넨다. 최종 판정만큼은 지금처럼 사람이 맡는다. 'Q&A'로 불리는 금융지식 검색 기능은 광고심의 규정과 금융 법규, 정책자료, 유권해석을 모은 데이터베이스에서 실무자가 필요한 내용을 곧바로 찾도록 돕는다.
은행연합회가 정작 공들이는 부분은 광고심의 다음이다. 6개월가량 개발과 테스트를 거쳐 시스템을 정식 도입하고 안정화 단계를 마치면, 광고심의를 넘어 준법지원 업무 전반으로 AI 활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규정과 유권해석을 찾아주는 Q&A 기능 자체가 컴플라이언스 실무 도구인 만큼, 이번 광고심의 시스템은 은행권 내부통제 업무를 AI로 바꿔 나가는 첫걸음에 가깝다. 은행권이 책무구조도 시행 등으로 내부통제 강화를 압박받는 상황이어서, 컴플라이언스 영역의 AI 도입은 다른 협회와 개별 은행으로도 퍼질 수 있다.
도입 배경에는 광고 물량이 빠르게 불어난 사정이 있다. SNS와 모바일 앱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퍼지면서 금융 광고가 꾸준히 늘었고, 비금융 업종과의 제휴가 많아지며 광고 형태도 제각각이 됐다. 사람이 일일이 살피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불어난 물량과 까다로워진 규제를 따라가기 버거워진 것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이번 AI 시스템 도입은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은행권 광고심의와 컴플라이언스 업무 전반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은행연합회와 사원은행이 함께 활용하는 공동 인프라로서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신뢰받는 금융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