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비 선지급' 확산…미래에셋·하나생명·하나손보 6월 합류

손보서 시작된 선지급 경쟁, 생보로 번져…"치료 전 자금 지원" 차별화

 

암 치료를 예약만 해도 보험금 일부를 미리 받는 '치료비 선지급' 서비스에 6월 들어 보험사 세 곳이 새로 가세했다. 미래에셋생명과 하나생명이 관련 특약을 잇따라 선보였고, 손해보험사인 하나손해보험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업권 경계를 넘은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이달 'M-케어 건강보험'에 '치료비 선지급서비스특약'을 새로 더했다. 암 수술이나 항암약물·방사선 치료 일정을 잡은 뒤 예약증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면 암주요치료비의 절반을 치료 종류별로 최대 500만원까지 미리 받을 수 있다. 적용 대상은 비급여 암주요치료비특약을 포함한 5종으로, 6월 1일 이후 체결한 신계약부터 적용된다.

 

미래에셋생명이 내세우는 차별점은 나머지 보험금을 정산할 때 이자를 떼지 않는다는 것이다. 먼저 받은 금액을 뺀 잔여 보험금은 실제 치료일로부터 3년 안에 서류를 갖춰 청구하면 되고, 예약한 날짜와 실제 치료일이 달라지면 실제 치료일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다. 반대로 치료가 끝내 이뤄지지 않아 미리 받은 보험금을 돌려줘야 할 때는 평균공시이율로 계산한 이자를 더해 반환하도록 했다.

 

하나생명은 신상품에 주요치료비 담보를 새로 넣으면서 똑같이 50% 선지급을 적용했다. '하나로 누리는 건강보험'과 '하나로 라이트 3.10.5 간편건강보험'이 암과 특정순환계질환 주요치료비를 만기까지 치료별로 보장하는데, 약관에서 정한 선지급 사유에 해당하면 500만원 한도로 먼저 지급한다. 암 주요치료비는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상급종합병원 치료에 한해 미리 주는 반면, 특정순환계질환 주요치료비는 병원을 가리지 않고 선지급하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중환자실 치료자금은 선지급 대상에서 빠졌다.

 

 

하나손보는 선지급을 생활비 담보로까지 넓혔다. 이달 암·순환계 생활비(연 1회)를 내놓으면서 암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예약하면 1000만원 가입 기준으로 절반인 500만원을 먼저 주는 구조를 업계에서 처음 적용했다고 밝혔다. 진단비와 주요치료비에 더해 치료를 받는 동안 끊기는 소득까지 메우겠다는 것이다.

 

선지급 경쟁에 먼저 불을 붙인 쪽은 손보업계다. 지난해 11월 메리츠화재가 통합치료비 상품에 '치료 전 선지급'을 얹은 이후 대부분의 손보사가 뒤를 따랐고, 현대해상은 선지급 비율을 업계 처음으로 70%(최대 500만원)까지 끌어올렸으며 롯데손해보험은 암은 물론 뇌·심장 등 2대 질환과 특정순환계질환까지 선지급 대상에 포함했다. 생보권에서는 신한라이프와 DB생명이 먼저 물꼬를 텄고, 여기에 6월 들어 신규 진입이 잇따르면서 경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선지급이 이렇게 빠르게 번진 데는 길어진 치료 대기와 불어난 치료비가 맞물려 있다. 중입자치료나 표적·면역항암제처럼 회당 수백만원을 웃도는 비급여 치료가 늘면서, 환자가 병원비를 먼저 치르고 나중에 보험금을 청구하던 방식으로는 초기 부담을 감당하기 버거워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4년 암 수술의 평균 대기기간은 43.2일이고, 31일 이상 기다린 환자도 49.6%에 이른다. 진단을 받고 한 달 넘게 치료를 기다리는 동안의 자금 압박을 선지급이 덜어준다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다만 예약만으로 보험금을 미리 내주는 구조인 만큼 우려도 따른다. 실제 치료가 무산되면 환수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보험사와 계약자가 부딪칠 소지가 있다. 회수가 쉽지 않아 분쟁이 소송으로 번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업계 안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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