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체계 손본다는 기업은행…저신용자엔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신용등급별 대출금리 산정 체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저신용자라고 해서 고금리를 적용하는 게 맞는지 살펴보겠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기업은행이 저신용 차주에 적용하고 있는 금리는 어느 수준일까.

 

1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3월 신규 취급된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44%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5.35%)·우리은행(5.35%)보다 높았고, 하나은행(4.74%)·신한은행(4.40%)과는 격차가 더 컸다. 주요 4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장 낮은 신한은행과의 차이는 1.04%포인트였다.

 

신용등급별로 보면 격차는 더 분명해진다. 신용 1~3등급 우량 차주의 경우 기업은행 금리는 4.07%로, 신한은행(3.31%)과 우리은행(3.55%), 국민은행(3.73%)보다는 높지만 하나은행(4.81%)보다는 낮았다. 우량 등급에서는 중간 수준이다.

 

 

문제는 신용도가 떨어질수록 금리 차가 커진다는 점이다. 4등급으로 내려가면 기업은행은 5.38%를 적용했다. 신한은행(3.70%)보다 1.68%포인트 높고, 하나은행(4.14%)과 우리은행(4.18%)보다도 1.2%포인트 이상 비쌌다. 5등급에서는 7.29%까지 올랐다. 같은 등급에서 하나은행은 4.65%, 우리은행은 5.30%였다. 하나은행과의 격차는 2.64%포인트에 달했다.

 

다만 대출 취급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6등급(8.80%)과 7~10등급(8.16%) 구간에서는 우리은행이 각각 10.72%, 13.19%로 더 높게 나타났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을 전담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설립됐고, 자산의 상당 부분이 중소기업 대출로 구성돼 있다.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도 더 우호적인 조건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설립 취지에 가깝다. 수익성보다 정책적 역할이 강조되는 기관인 만큼, 저신용 차주에게 매기는 금리가 본연의 기능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여지가 있다.

 

가계대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신용점수 650~601점 차주의 평균금리는 7.89%로 주요 시중은행과 비교해 가장 높았다. 같은 구간에서 국민은행은 5.54%, 우리은행은 6.58%였다. 국민은행과의 차이는 2.35%포인트였다. 700~651점 구간 역시 6.38%로, 국민은행(5.70%), 우리은행(6.13%), 하나은행(5.75%)보다 높았다.

 

 

지난 3월 취급된 기업은행 가계대출에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08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945점), 우리은행(943점), 신한은행(939점), 하나은행(935점)보다 낮았다. 다른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가 더 많이 유입돼 있다는 의미다.

 

장 행장은 전날 가진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같은 성실상환자라면 저신용자 입장에서는 과도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현행 신용등급 체계가 공정하지 않다는 정부의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 발맞추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기업은행은 소액대출 탕감 범위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장 행장은 향후 전략 방향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금융 △가능성을 실현하는 혁신 △성과를 창출하는 경영을 제시했다. 첨단·혁신산업에 대한 종합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비수도권 자금 공급을 늘리겠다고 했다. 'AI 네이티브 뱅크' 전환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해외 진출 전략 고도화도 함께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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