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민원 50% 이상 급증한 금융사에 실태평가 조기 실시한다

 

금융감독원이 민원이 1년 새 50% 이상 늘고 증가율이 업권 평균을 50%포인트(p) 넘게 웃도는 금융사를 정기 평가 주기와 무관하게 들여다본다.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앞당겨 실시한다는 얘기다.

 

11일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배포한 '2026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 매뉴얼'에 따르면 민원 건수 급증, 중대 금융사고 발생, '미흡' 이하 등급사의 재평가 요청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조기 평가가 가동된다. 2년에 한 번씩 돌아가던 기존 틀에 별도 발동 요건을 얹은 셈이다.

 

민원 급증 기준은 두 갈래다. 회사 민원이 1년 전보다 50% 이상 늘었고, 그 증가율이 업권 평균을 50%p 이상 웃돈 경우다. 둘 중 하나만 충족해선 발동하지 않는다.

 

업권 평균이 함께 잣대로 들어간 건 시장 흐름과 개별사 책임을 분리해 보겠다는 뜻이다. 민원이 업계 전반에서 함께 늘었다면 환경 변수로 볼 여지가 있지만, 특정 회사만 유독 튀었다면 내부 문제라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금감원은 "민원 건수가 급증하는 경우 급증 사유, 위반 내용, 금융회사의 귀책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시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사유 가운데 하나는 중대 금융사고나 사회적 물의다. 금소법 시행세칙 9조 4항의 종합등급 하향 조정 사유가 그대로 적용된다. 감독·검사국이 평가를 요청하거나 기존 등급을 손봐야 한다고 판단할 때도 대상에 오른다. 또 하나는 회사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다. 직전 평가에서 '미흡' 이하를 받은 곳이 등급을 만회하겠다며 재평가를 신청하면, 금감원은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이듬해 다시 평가한다.

 

조기 실시 대상은 금감원이 업권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 해마다 추리는 평가대상 풀(Pool) 안에서 정해진다. 은행은 민원 발생 건수와 영업 규모가 권역 내 0.5% 이상이면서 자산 5조원 이상이어야 한다. 생보·손보·카드사는 민원과 영업규모가 권역 내 1% 이상이면서 자산 1조원 이상이다. 증권사는 민원과 영업규모가 권역 내 2% 이상이면서 자산 1조원 이상, 비카드 여전사와 저축은행은 민원과 영업규모가 권역 내 3% 이상이면서 자산 1조원 이상이다. 영업을 시작한 지 2년이 안 된 회사와 정리절차에 들어간 회사는 평가 실익이 작아 빠진다.

 

풀은 두 그룹으로 쪼개 해마다 한 그룹씩 번갈아 현장 평가를 받는다. 빠진 그룹과 금감원이 따로 지정한 회사는 자율진단 대상이 된다.

 

평가는 계량지표 2개, 비계량지표 6개로 짜인다. 계량지표는 민원 처리 노력 및 금융소비자 대상 소송사항, 금융사고 및 휴면금융자산 찾아주기 두 가지다. 비계량지표는 내부통제체계와 전담조직, 상품 개발·판매·판매후 단계 기준, 임직원 교육과 보상체계, 취약계층 보호 등 여섯 갈래로 나뉜다.

 

민원은 실태평가 제도 전반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평가대상 풀을 가르는 첫 기준이 민원이고 계량지표의 출발점 역시 민원이며 조기 평가의 가동 여부를 결정짓는 사유 또한 민원인 만큼, 결국 민원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느냐가 금감원의 대응 속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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