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실손보험 6일 출시...보험료 40% 저렴, 보장도 그만큼 줄었다

주요 손보사들, 비급여 보장 축소하고 필수·중증 중심 보장 재편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오는 6일 5세대 실손의료보험을 내놓는다. 국민 4000만 명이 가입한 '제2의 건강보험'이 또 한 번 변화를 맞는 것으로, 4세대 실손보험에 사실상 마지막으로 가입할 수 있는 날은 4일이다.

 

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5세대 실손보험의 핵심은 비급여 보장을 축소하는 대신 필수·중증 중심으로 보장을 재편하고 보험료를 크게 낮춘 데 있다. 보험료는 40대 남성 기준 월 1만 7000원, 60대 여성 기준 월 4만 원 수준으로 기존 대비 30~40% 저렴해질 전망이다. 가입자 비중이 가장 높은 2세대 보험료(40대 남성 4만 5000원, 60대 여성 11만 2000원)와 비교하면 약 40%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보장 범위는 그만큼 줄어들어 4세대까지는 중증·비중증 구분 없이 비급여를 폭넓게 보장했지만, 5세대는 이를 명확히 나눈다. 도수치료나 미등재 신의료기술은 보장에서 제외되고, 비중증 비급여의 본인부담률은 최대 50%까지 높아진다. 급여 항목의 경우 입원 치료는 기존과 같은 20% 본인부담률이 유지되지만, 통원 치료는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연동되면서 환자 부담이 일부 늘어난다.

 

중증 비급여는 기존 수준의 보장을 유지하되,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 입원 시 연간 자기부담 한도 500만 원이 새로 설정된다. 그동안 보장에서 제외됐던 임신·출산 관련 급여 의료비가 5세대부터 포함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다만 5세대와 연계되는 건강보험 관리급여 제도가 3분기에 도입될 예정이어서 출시 초기에는 일부 보장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료 부담으로 계약 유지가 어려운 고령층이 늘고 있다"라며 "필수 보장을 중심으로 보험료를 낮추고 과잉 의료를 억제해 소비자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구조적 한계에서 출발했다. 2024년 기준 실손보험 평균 손해율은 99.3%에 달했고, 3세대(128.5%)와 4세대(111.9%)는 이미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비급여 과잉 진료가 핵심 원인으로 꼽히지만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2세대 실손보험료는 최근 10여 년간 연평균 약 12%씩 상승했고, 2024년 전체 지급보험금 증가율도 8%를 넘어섰다.

 

보험료 부담이 커지면서 해지도 늘고 있다. 2024년 기준 1·2세대 실손 해지율은 약 5%로, 약 114만 명이 보험을 해지했다. 같은 해 상반기 기준 전체 가입자의 65%는 보험금을 한 번도 받지 못한 반면, 상위 9%가 전체 보험금의 80%를 수령했다. 상당수 가입자가 보험료만 부담하고 실질적인 혜택은 누리지 못하는 구조다.

 

결국 소비자의 선택은 '갈아탈 것인가, 유지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판단 기준은 가입 시점과 건강 상태, 의료 이용 패턴에 따라 달라진다.

 

2013년 3월 이전에 가입한 1·2세대 가입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10% 수준에 그치고, 사실상 평생 보장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월 보험료가 15만 원 안팎으로 부담이 크지만, 감당할 수 있다면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2013년 4월 이후 가입한 2·3세대 가입자는 선택의 폭이 넓지만 고민도 깊다. 월 보험료가 7만~8만 원 수준이라면 5세대로 전환 시 40~50%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만기 15년 구조상 이르면 2028년 4월부터 강제 전환이 시작되는 만큼, 남은 기간 수술이나 집중 치료 계획이 있다면 현재의 보장 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주기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5세대로 갈아타면 본인부담금이 급격히 늘어 보험료 절감액보다 병원비 지출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병원을 1년에 한두 번 찾는 건강한 가입자라면 보장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5세대로 전환해 고정 지출을 줄이는 선택이 합리적일 수 있다. 연령 역시 중요한 변수다. 젊을수록 보험료 절감 효과가 크지만, 고령층은 비급여 의존도가 높아 5세대 구조가 불리할 수 있다.

 

4세대 가입자는 선택 여지가 크지 않다. 재가입 주기가 5년인 구조상 초기 가입자들은 올해 7월부터 순차적으로 5세대로 이동하게 된다.

 

당국은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준비하고 있다. 재가입 조건이 없는 1세대 및 초기 2세대 약 1600만 건을 대상으로 5세대로 전환할 경우 3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하는 방안이 추진하고 있다. 기존 가입자가 일부 비급여 보장을 제외하는 대신 보험료를 낮추는 선택형 특약도 하반기 도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과거 전례를 보면 낙관하기 어렵다. 2021년 4세대 출시 당시에도 1년간 보험료 50% 할인이라는 조건이 제시됐지만, 1년 9개월 동안 전환율은 2%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역선택 가능성도 우려한다. 현재 1세대(113.2%)와 2세대(112.6%)의 손해율은 3세대(138.8%), 4세대(147.9%)보다 낮은 수준인데, 병원 이용이 적은 가입자들이 먼저 이탈할 경우 기존 상품의 손해율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환율 2%의 벽을 이번엔 넘을 수 있을지, 시장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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