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 DJ] 가을 감성이 가득 담긴 포크송

[라온신문 김혜련 기자] 선선한 바람이 불고, 하늘이 높고 맑은 계절 가을이다. 음악 장르 중에서는 포크송 어울리는 계절이다. 포크 음악은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연주해 화려한 멜로디나 기교가 없어 듣기 편안한 매력을 가졌다. 아울러 기계음을 배제한 음악의 기본 구성인 가사와 멜로디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독서를 해도 좋고, 등산을 해도 좋고, 근교에 드라이브를 가도 좋을, 뭘 해도 좋을 가을에 어울리는 포크 음악을 소개한다. 

 

 

■ 김사월- 아름다워

 

김사월은 2015년 한국음악대중음악 시상식에서 동료 김해원과 함께 만든 앨범 ‘비밀’로 신인상과 최우수 포크 음반상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후 솔로 앨범 ‘수잔’을 통해 2016년 ‘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수상했다. 이렇듯 김사월은 현재 인디씬에서 포크 장르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싱어송라이터다.

 

특히 ‘아름다워’가 수록된 앨범 ‘수잔’은 김사월이 적은 시를 멜로디를 붙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가사가 아름다운 곡이 많다. 김사월의 차분한 보이스와 함께 세심하게 들어맞는 악기의 조화가 가사를 더욱 극대화하는 효과를 낸다. ‘아름다워’는 사랑하는 이의 앞에선 내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감정에 대한 곡이다. 김사월은 한 인터뷰를 통해 해당 곡을 녹음할 때 눈이 쌓인 벌판에 기차가 한 줄로 지나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빠르게 녹음을 마쳤다고 전한 바 있는 만큼, 곡의 분위기는 쓸쓸하면서도 잔잔하다.

 

너의 앞에선 내 모든 건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야

소중했었건 사랑했건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야

 

아 소나기를 머금은 소녀여

다시 바라봐줘 쏟아져 버릴 듯 아름다워

네 눈 달을 담은 호수를 만지며

다시 다가오네 눈을 마주쳐줘

아름다워 네 모든 게

 

너의 앞에선 내 모든 건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야

 

아 저녁노을이 묻은 소녀여

다시 바라봐줘 흩어지리만큼 선명해져

네 발 향기로운 낙엽을 밟으며

다시 다가오네 사라져야만 해

아름다워 네 모든 게

 

소중했었건 사랑했건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야

 

 

■ 천용성- 나무 (Feat. 비단종)

 

2012년 ‘경험담’ 프로젝트를 통해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천용성은 포크를 기반으로 한 음악을 꾸준하게 선보여 오다 2019년 ‘김일성이 죽던 해’라는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강인한 제목의 앨범을 선보이면서 평단에 주목을 받게 된다. 강렬한 분위기의 곡이 많을 것 같은 ‘김일성이 죽던 해’는 예상과는 달리 나지막한 목소리로 일상적인 곡들로 채워졌고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포크 음반'과 '노래 부문'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게 된다.

 

그의 정규 앨범 ‘김일성이 죽던 해’의 수록곡인 ‘나무’는 인권운동가 박래군의 책 ‘아! 대추리’를 읽고 쓴 곡이다. 베이스로만 진행되는 단촐한 포크 사운드에 ‘야야 나무를 베지마라’는 가사가 반복되며 고향 마을의 나무가 사라진다는 스토리를 가진 곡으로 가수 비단종의 목소리를 빌려 녹음을 했다.

 

나 어릴 적부터 마을 회관 앞에 있던 다섯 아름이 넘는 나무

겨울에도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그곳에 있던 나무

 

외지에서 돈을 벌다 명절에 찾으면 버스정류장 저 멀리서 보이는

그 나무 이제는 검은 옷 입은 사내들이 가져가 버렸네

 

야 야 나무 베지 마라

내 추억 먹고 자란 나무 베지 마라

아들 뛰놀고 밑에서 김밥 먹던

나무 베지 마라

야 야 나무 베지 마라

내 추억 먹고 자란 나무 베지 마라

여름 볕 피해 밑에서 낮잠 자던

나무 베지 마라

 

외지에서 돈을 벌다 명절에 찾으면 버스정류장 저 멀리서 보이는

그 나무 이제는 검은 옷 입은 사내들이 가져가 버렸네

 

아직 앳된 얼굴을 하고

울타리를 치는 사람들

구령에 발맞추어 걷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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