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인디] 日 음악계의 새로운 바람 ‘후지이 카제’

 

[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지난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본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식음료,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코로나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일본 열도의 라이브 음악 산업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러한 가운데 떠오르는 신인 후지이 카제(藤井風)가 일본의 포스트 코로나 콘서트 산업에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4일 유튜브에서 ‘후지이 카제 Free Live 2021’이라는 제목의 무료 온라인 콘서트를 라이브 스트리밍했다. 온라인 콘서트는 약 7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일본 최대의 경기장 중 하나인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팬데믹 기간에 데뷔 2년 차 신인 가수가 단독으로 공연장에서 무료로 공연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그의 첫 무도관 콘서트 티켓 7000석을 감안하면 대면 콘서트였어도 닛산 스타디움 경기장을 채웠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후지이 카제 Free Live 2021 콘서트는 약 18만 명의 동시 시청자를 기록했고 Twitter에서 세계 1위 트렌드가 됐으며 코로나 기간의 온라인 콘서트의 성공적인 예시가 됐다. 콘서트 속에서도 그는 획기적인 모습이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다가 갑자기 일어나 달리거나 지치면 잔디밭에 누워버리는 등 그야말로 새로운 형식의 콘서트를 선보였다.

 

 

이렇게 일본 콘서트 계에 한 획을 그은 콘서트를 기획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한다. ‘유튜브의 세상이 올 것’이라는 선견지명 덕분일까. 13세부터 업로드한 그의 피아노 연주 동영상은 그가 서서히 인지도를 쌓아가던 2019년에 이미 구독자 14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피아노 연주 실력도 뛰어났는데 3세 때부터 배운 피아노는 쇼팽의 ‘환상 즉흥곡’에서 카펜터스, 마이클 잭슨, 아리아나 그란데 등 클래식, 재즈, 힙합, 록, J-POP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실력을 선보였다.

 

후지이 카제는 2019년 ‘MONSTER baSH 2019’, ‘SPACE SHOWER SWEET LOVE SHOWER 2019’, ‘VIVA LA ROCK’ 등의 대형 페스티벌에 잇달아 출연하면서 가수로 활동한다. 일본과 서양을 오가는 다양한 음악 장르의 영향을 받아 새롭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성을 혼합한 독특한 멜로디와 보컬로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음원 데뷔 전부터 큰 인기를 얻던 그는 2019년 11월 싱글 ‘何なんw’(Nan-Nan)이 디지털 다운로드로 발매되면서 데뷔한다. 12월에는 ‘もうええわ’(Moueewa)를 잇달아 발표한다. 데뷔 이후에도 유튜브를 통해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영상, 라이브 스트리밍을 꾸준히 공개하며 TV 프로그램 등 주류 매체에 출연을 제한하며 새로운 플랫폼으로 활동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1월에는 데뷔 싱글이었던 ‘何なんw’(Nan-Nan)에 커버곡 3개를 추가한 EP앨범을 발매했고, 잇달아 2월에는 ‘もうええわ’(Moueewa)에도 커버곡을 추가한 EP를 디지털 음원으로 발표했다.

 

5월 데뷔 앨범 'HELP EVER HURT NEVER'를 발표했다. Billboard Japan Hot Albums에서 1위,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 2위라는 신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신기록을 세웠다. 같은 날 함께 발매된 커버 곡들로만 이뤄진 'HELP EVER HURT NEVER COVER'에는 카첸터즈, 에드 시런을 비롯한 해외 가수들의 곡을 자유자재로 인용하고 믹스해 만들어 냈으며 이벤트 형식으로 발표된 커버곡 앨범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훌륭한 퀄리티의 완성도를 자랑했다.

 

 

그는 일본 스포티파이에서 선정한 '주목할만한 신인'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 뉴 아시안 아티스트 재팬 부문을 수상하며 핫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한다. 이후에도 청춘의 아픔에 대해 감성적인 가사를 담은 곡 ‘靑春病’(Seishun Sick), 자신의 모교 후배들을 위해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旅路’(Tabiji), 시원시원한 멜로디와 함께 사랑하는 이를 향한 마음이 담긴 ‘きらり’(Kirari) 등 꾸준하게 곡을 발표하고 있다.

 

오카야마 출신인 그는 오카야마 사투리를 넣은 개성적인 가사로 귀를 사로잡으며 가요와 힙합, R&B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혼합시키면서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레트로적인 분위기의 멜로디와 함께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도 더해져 폭넓은 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으며 후지이는 유튜브 스트리밍 서비스, 인스타그램 라이브 및 트위터 등에 의존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후지이 카제는 일본 대중음악에 새로운 세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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