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신문 김소민 기자] 기존 케이팝 중심의 한류 바람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일으켰고 드라마나 케이팝에서 스펙트럼을 넓혀 전통문화와 예술에 이르기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중 국악은 과거 문화유산의 범주에 머물면서 한류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독특한 국악 퓨전 밴드들이 늘어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목적으로 한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은 한국적 선율의 독창성을 인정받으며 해외에서도 다양한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 국악의 세계화 과정
일제 강점기의 문화 말살 정책과 급격한 서구화로 인해 국악에 대한 인식이 낮았으며 쉽게 접할 수도 없었다. 또한 전통은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이라 여기고 전통을 활발하게 활용하기보다는 특수문화라는 인식과 함께 대중과의 거리감이 더욱 멀어졌다.
하지만 문화가 경쟁력이 된 시대에 전통문화 콘텐츠가 중요한 자원으로 부각되면서 정책적으로 국악의 대중화 방안을 모색하며 활성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2005년부터 정부의 주도로 한국음악 브랜드화가 시작됐고 2008년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위시한 ‘국악의 세계화’가 주요 사안이 됐다. 2012년 조직된 ‘한류문화진흥단’의 핵심 목표도 국악의 세계화로 ‘세계화’에 성공할만한 한류 ‘상품’을 먼저 고려해야 했다.
아울러 대중화를 위해 전통음악을 전공한 음악가들이 국악기로 서양음악에 익숙한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익숙한 팝송이나 서양 클래식을 연주하기도 했다. 국악과 타 음악 장르와의 융합도 시도될 뿐 아니라 서양음악의 기법을 표현하기 위해 악기를 개량해 현대화한 것이다.
예컨대 케이팝의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가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은 2018년 12월 MMA(Melon Music Awards)의 라이브무대에서 <IDOL> 국악 버전을 선보이며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놀라움을 전해줬으며 우리나라의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가시키는 계기가 됐다.
◆ 국악이 신한류로 주목받는 이유
국악이 새로운 한류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로 비주류의 새 도약을 응원하는 사회적 니즈가 손꼽힌다.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문화계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음악계의 ‘주변부’라 불리던 아시아 출신의, 비주류의 정체성을 껴안고 ‘다양성’의 깃발을 든 것이다.
또 국악 퓨전 밴드들이 주목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기존 세계인들의 한국에 대한 또 다른 관심이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튜브 중심의 미디어 플랫폼의 변화와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하는 니즈의 반영이다.
한국의 전통음악이 비서구권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특수성을 부여하지 않지만, 서구지역에서는 동양적인 문화적 정체성이 더 강한 경쟁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신한류의 지역적 확대를 위해 다른 문화권의 특수성과 정체성을 고려해 지역 특화의 레퍼토리를 구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기존의 한류는 연예기획사나 대중매체가 소개하는 한국 문화 콘텐츠를 현지 이용자가 받아들이는 방식인 하향식(Top-down)으로 확산했지만, 신한류는 현지 애호가들이 자체적으로 한국 문화 콘텐츠를 소개하는 웹 사이트를 만들어 전파하는 방식인 상향식(Bottom-up)으로 확산하고 있다.
결국 인터넷의 발달이 가져온 음악 산업의 변화와 함께 대중은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의 음악을 선별하고 적극적인 팬덤 활동을 추구하게 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비주류일지라도 향유하며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소비 형태를 구축하고 있다.
국악 퓨전밴드가 국내에 더 많은 기반을 두고 팬층을 확대해서 한 장르로 자리를 잡고 전통음악의 정체성이 확고한 예술성이 기반이 된 세계화가 이뤄져야 한다.
전문 국악인이 주도하는 전통음악이 대중음악 및 타 장르와 융합해 국악의 경계를 넓히고 구석구석 흘러 들어가는 방식으로 한류의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국악 퓨전밴드의 지속적인 활동은 케이팝의 범위를 확장해 줄 것이며 국악의 세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