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예별·KDB 등 보험 3사 매각 작업 '속도'…숨은 승부처는 자본확충

  • 등록 2026.07.01 09: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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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별손보 재매각에 흥국화재·OK금융 등 4파전
롯데손보엔 신한·한투 가세…매각가 1조원 안팎 거론

 

롯데손해보험과 예별손해보험, KDB생명 등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인수·합병(M&A)이 새로운 인수 후보들의 등장과 함께 달아오르고 있다.

 

단독 응찰로 무산됐던 예별손보 재매각에 4개사가 몰렸고 롯데손보 인수전에는 신한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가세했다. 매각을 거듭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던 매물들이어서 이번에는 거래가 성사될지 관심을 모은다. 인수 후보들이 가장 무겁게 따지는 변수는 매물의 몸값이 아니라 인수한 뒤 채워 넣어야 할 자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매각 중인 예별손해보험 재매각 본입찰에는 흥국화재와 OK금융그룹, JC플라워,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4개사가 인수제안서를 냈다. 지난 6월 30일 마감한 이번 입찰은 올해 초 첫 공개매각에서 한투지주만 참여해 유효경쟁이 무산됐던 것과 달리 4파전으로 치러졌다.

 

예보가 인수자 부담을 덜기 위해 지원 규모를 기존 8000억원에서 최대 1조 2000억원으로 늘린 것이 경쟁을 끌어들였다. 이번에도 최종 계약이 무산되면 예별손보 보유 계약은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5개사로 분산 이전된다.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는 신한금융지주와 한투지주가 뛰어들었다. 한투지주는 지난달 29일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가 없다"라고 공시했고, 신한금융지주도 같은 날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지분 인수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그에 준해 인수를 내부 검토하고 있다"라며 "롯데손보의 가치를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손보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는 오는 8월 공개 매각을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의 움직임에는 약한 고리인 손해보험을 보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KB금융지주가 옛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해 손보를 그룹 내 비은행 분야의 핵심 계열사로 키운 만큼, 신한금융도 롯데손보를 발판 삼아 손보 부문을 메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손보 인수 검토가 본격화했지만 자본 부담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 지난해 11월 적기시정조치 1단계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았고 지난 3월 2단계인 경영개선요구로 격상됐다. 이후 지난 5월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 승인받았다. JKL파트너스는 희망 매각가를 2조원 안팎에서 1조원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지분 77%를 7484억원에 사들인 값이다.

 

현재 시장에 공식적으로 나온 유일한 생명보험 매물인 KDB생명도 실사가 한창이다. 산업은행이 일곱 번째로 매각에 나선 이 회사의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적격 후보 5개사에 지난달 8일 데이터룸을 열었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 3사와 태광그룹, 한투지주가 이름을 올렸다. 산은은 실사를 거쳐 이르면 8월 본입찰에 나선다.

 

관건은 KDB생명의 자본이다.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 3월 기준 경과조치 적용 후 205.7%로 권고치 130%를 웃돌지만, 경과조치를 걷어내면 권고 수준을 밑돈다. 2026년 도입되는 기본자본 규제상 기본자본 K-ICS도 의무 기준(50%)에 크게 못 미쳐 인수자가 이를 메우려면 8000억원 안팎의 추가 증자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산은은 매각 공고에 사전 자본확충 가능성을 열어뒀다. 인수자와 증자를 함께 한 뒤 지분을 넘겨 매각가를 낮추는 대신 자본을 보태 부담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매물이 한꺼번에 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원매자들의 고민도 복잡해졌다. 한투지주와 태광그룹은 KDB생명 실사에 참여하면서도 예별손보와 롯데손보를 함께 저울질하고 있다. 검토 과정에서 드러나는 추가 자본 부담이 클수록 해당 매물의 매력은 떨어진다. 대형 생보 3사가 KDB생명 인수 검토에 참여하고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배경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원매자가 다섯 곳으로 늘긴 했지만 인수 후 들어갈 자본까지 따지면 빅3가 끝까지 완주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투지주가 생보의 경우 BNP파리바생명 인수로 기울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산은은 연내 거래를 매듭짓는다는 목표다. 다만 6주간의 예비실사가 끝날 무렵 산은과 후보들이 자본 부담을 두고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이번에도 결론을 내지 못할 수 있다.

이성태 stlee@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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