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누르자 로봇수술로…실손보험 누수 대학병원으로 번진다

  • 등록 2026.06.03 14: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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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계 보험금 증가율 6%대로 둔화…로봇수술 72%·하이푸 46% 급증
로봇수술 보험금 80% 상급·종합병원 집중…암 치료용 중증 신기술은 5세대도 보장 유지

 

실손의료보험 적자를 키워온 비급여 누수의 무게중심이 동네 의원의 도수치료에서 대형병원의 고가 신의료기술로 옮겨가고 있다. 도수치료 같은 기존 다빈도 항목의 보험금 증가세는 한 자릿수로 주저앉은 반면, 상급·종합병원에 몰린 로봇수술과 하이푸시술 등 고가 비급여는 두 자릿수 후반대로 불어났다.

 

금융감독원이 3일 발표한 '2025년 실손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보험손익은 1조 8700억원 적자로, 1년 전(1조 6200억원 적자)보다 적자폭이 15.6% 커졌다. 경과손해율도 101.0%로 전년(99.3%)보다 1.7%포인트 올라 손익분기점(약 85%)을 크게 웃돌았다.

 

항목별로 뜯어보면 증가 속도가 확연히 갈렸다. 근골격계 질환(도수치료 등) 보험금은 2조 6900억원으로 전체의 15.8%를 차지해 규모는 가장 컸지만, 증가율은 6.3%에 머물렀다. 반면 로봇수술 보험금은 4700억원으로 1년 새 72.4% 급증했고, 전립선결찰술(64.6%)과 하이푸시술(46.0%)도 비슷한 폭으로 늘었다. 아직 규모는 도수치료가 앞서지만, 새로 늘어나는 보험금만 놓고 보면 고가 신기술이 적자를 끌어올리는 새 동력이 됐다.

 

 

비급여가 청구되는 의료기관도 바뀌었다. 비급여 보험금의 64.0%는 여전히 의원(37.1%)과 병원(26.9%)에 몰려 있지만, 지난해 증가율은 상급종합병원이 19.4%, 종합병원이 13.4%로 전체 평균(11.4%)을 웃돌았다. 로봇수술 보험금은 약 80%가 상급·종합병원에서 나왔다. 동네 의원에 집중됐던 비급여 청구가 대학병원의 고가 수술로 옮겨붙고 있다.

 

정작 빠르게 늘어나는 비급여는 관리 체계 밖에 놓여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도수치료와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를 관리급여로 지정했지만, 로봇수술과 하이푸는 여기에서 빠졌다. 도수치료 같은 저가 항목을 규제로 누르자 통제가 닿지 않는 고가 신기술로 청구가 옮겨가는 전형적인 풍선효과다. 금감원도 관리급여 지정 전후로 비급여 이용량을 모니터링해 풍선효과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6일 출시된 5세대 실손보험도 이 영역을 온전히 메우지는 못했다. 5세대는 도수치료·체외충격파·비급여 주사처럼 양성·경증 시술을 비중증으로 묶어 자기부담률을 30%에서 50%로 올리고 보장한도를 연 1000만원으로 줄였다. 자궁근종에 쓰는 하이푸나 전립선비대에 쓰는 전립선결찰술도 대부분 이 비중증에 들어가 보장이 축소된다.

 

반면 암 등 산정특례 중증질환 치료에 쓰이는 로봇수술은 중증 특약으로 분류돼 연 5000만원 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비중증 누수는 조였지만, 정작 빠르게 늘어난 로봇수술 등 중증 신기술 영역은 5세대로도 거의 그대로 보장된다.

 

금감원은 "지급보험금 증가폭이 보험료 인상률을 웃돌며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다"라고 진단하면서 "5세대 안착을 유도하는 한편 보건당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비급여 과잉 이용을 막겠다"라고 밝혔다.

이성태 stlee@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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