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이율보증형보험(GIC) 금리가 연 4%대로 올라서면서 보험사 간 금리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시중금리 상승과 증시로의 자금 이탈에 동시에 대응하려는 보험사들이 한 달 사이 보증금리를 최대 1%포인트까지 끌어올렸고, 만기 36개월 상품을 중심으로 연 4%를 웃도는 상품이 잇따라 나왔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만기 36개월 퇴직연금 이율보증형보험 중에서는 KB손해보험이 연 4.35%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했다. 지난달 3.78%에서 0.57%포인트 올린 것이다. DB손해보험이 4.30%, 한화생명이 4.20%로 뒤를 이었고, 롯데손해보험은 3.10%에서 4.10%로 한 달 만에 정확히 1%포인트를 올리며 인상폭이 가장 컸다.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가 나란히 4.05%, 흥국생명이 4.00%를 적용하면서 36개월 구간에서만 일곱 개 상품이 4%대에 이름을 올렸다.
만기 24개월에서도 4%대 상품이 등장했다. 롯데손보가 3.10%에서 4.00%로, KB손보가 3.45%에서 4.00%로 각각 인상하며 최고 금리에 나란히 올라섰다. 교보생명은 3.40%에서 3.76%로, 흥국생명은 3.46%에서 3.66%로 금리를 높였다.
상대적으로 단기인 만기 12개월도 경쟁에서 비켜나 있지 않았다. 롯데손보가 3.46%에서 4.00%로 올려 1년 만기 상품 가운데 처음으로 4%대에 들어섰고, KB손보(3.80%)와 교보생명(3.71%), 흥국생명(3.66%)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달 1년 만기에서 가장 높은 금리(3.55%)를 매겼던 푸본현대생명은 이번 달에도 같은 금리를 유지했다.
보험사들이 보증금리를 끌어올리자 저축은행도 퇴직연금정기예금 금리를 잇따라 올렸다. 키움저축은행은 1년 만기 금리를 3.35%에서 3.51%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은 3.15%에서 3.40%로 높였다. KB·NH·신한저축은행도 3.20%에서 3.35%로 금리를 조정했다. 다만 인상폭이 0.1~0.2%포인트 수준에 그치면서 4%대로 올라선 보험권과의 격차는 한층 벌어졌다. 은행권에서는 농협은행이 3년 만기 퇴직연금정기예금에 3.15%를 적용해 가장 높았다.
보험사들이 보증금리를 높일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시중금리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7380%로 지난해 말(2.9510%)보다 0.7%포인트 넘게 올랐다. 4월 말(3.5900%)과 비교해도 한 달 새 추가로 상승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증시 상승세로 인해ETF 같은 실적배당형으로 퇴직연금 자금이 옮겨가는 상황에서, 보험사들도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가입자를 잡기 위해 금리 경쟁에 나선 것"이라며 "다만 금리 상승기에는 장기 확정형 상품에 한꺼번에 묶이기보다 만기를 나눠 가져가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율보증형보험은 가입 시점의 금리를 보증기간(1·2·3년) 동안 확정 적용하는 상품으로,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과 성격이 비슷하다. 약속된 금리를 끝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오른 시중금리를 곧바로 반영하지 못하고 중도에 해지하면 약정 금리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