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00원 시대…트래블카드, 어떻게 써야 손해를 줄일까

  • 등록 2026.05.26 1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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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500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1400원대 후반에서 1500원대를 오가는 흐름을 '네오 노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휴가철을 앞둔 여행자 입장에서는 같은 1000달러를 쓰더라도 결제 수단과 시점에 따라 원화 부담이 수만 원씩 달라진다. 카드사들이 앞다퉈 내놓은 트래블카드를 어떻게 굴려야 환차손을 줄일 수 있는지 짚어봤다.

 

해외에서 일반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카드를 긁은 그 날 환율이 곧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카드사가 가맹점에서 전표를 매입하는 시점, 보통 결제일로부터 사흘에서 나흘 뒤 고시되는 환율로 청구가 잡힌다.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국면에서는 결제할 때 1500원이던 환율이 매입일에 1520원으로 바뀌어 청구되는 일이 흔하다. 100만원어치 결제 한 건만 따져도 1만 3000원가량의 차이가 생긴다.

 

트래블 체크카드는 이런 시차에서 벗어나 있다. 미리 외화를 충전해 두는 구조여서 충전한 시점의 환율이 그대로 결제에 반영된다. 환율이 더 오를 것 같다고 판단되면 출국 전에 미리 환전해 비용을 묶어둘 수 있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는 달러, 엔화, 유로, 파운드 등 주요 4종을 상시 무료로 환전해 주고, 그 외 54종 통화도 2026년 말까지 환전 수수료를 면제해 모두 58종을 다룬다. 트래블월렛은 45종 안팎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통화를 지원하지만, 환전 수수료 면제는 달러·유로·엔화 3종에 한정된다는 점은 확인하고 발급해야 한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17종으로 지원 통화는 적은 편이지만 살 때와 팔 때 모두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고, 남은 외화를 원화로 되돌릴 때도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물론 충전식이라고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환율이 떨어지는 국면에서는 미리 채워둔 외화가 손해로 돌아온다. 카카오뱅크 달러박스를 비롯한 일부 트래블카드는 남은 외화를 원화로 되돌릴 때 1% 안팎의 재환전 수수료를 뗀다. 한 번에 큰 금액을 넣어두기보다 출국 직전까지 두세 차례 나눠 채우는 쪽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춰 부담을 분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용형 트래블카드는 매입일 환율 적용이라는 약점은 안고 있지만 분할 결제와 마일리지 적립을 활용할 수 있다. 호텔비나 항공권처럼 결제 금액이 큰 항목은 자금 흐름을 고려하면 신용카드 쪽이 운용에 여유롭다. 일상 지출은 충전식 체크카드, 큰 결제는 신용카드로 갈라 쓰는 방식이 최근 여행자들 사이에 자리 잡았다.

 

현지에서 결제할 때 화면에 'KRW'가 뜨는 경우도 주의 대상이다. 가맹점에서 "원화로 결제하시겠어요"라고 묻는 이른바 원화 결제(DCC)는 편해 보이지만, 가맹점이 자체 환율로 다시 환산하면서 3~5% 수수료가 얹힌다. 트래블카드로 수수료를 아낀 효과가 한 번에 사라진다. 결제 단말기에 KRW가 나타나면 현지 통화로 바꿔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카드사 일부는 사전 신청을 받아 DCC 거래를 아예 막아주기도 한다.

 

ATM 인출에도 비슷한 함정이 있다. 트래블카드 대부분이 해외 ATM 수수료 면제를 내세우지만, 현지 ATM 운영사가 따로 받아 가는 사용료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인출 직전 화면에 별도 수수료 안내가 뜬다면 다른 기기를 찾는 편이 낫다. 자주 적은 금액을 뽑기보다 한 번에 여유 있게 인출해 두는 쪽이 결과적으로 비용을 줄인다.

 

환율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 시기에는 결제 수단을 한 가지로 몰아두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체크형 트래블카드로 충전 환율을 묶어두고, 큰 금액은 신용형으로 대비하고, 비상용 현금까지 일부 챙겨두는 식의 분산이 권장된다. 카드 한 장에 모든 결제를 맡기던 시기가 지난 만큼, 환율 변동에 따라 결제 수단을 갈아 쓰는 감각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졌다.

이성태 stlee@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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