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 민원이 작년 4분기보다 13.7% 늘어난 가운데,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보장성보험 판매 경쟁이 가열되는 과정에서 빚어진 불완전판매가 시차를 두고 민원으로 불거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2일 생명보험협회 공시를 보면, 올해 1분기 22개 생보사의 민원은 4888건으로 작년 4분기(4299건)보다 589건 늘었다. 이 가운데 보장성보험 민원이 1758건에서 2092건으로 334건(19.0%) 늘며 전체 상품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 늘어난 생보 민원의 57%가량이 보장성에서 나온 셈이다.

다른 상품군도 일제히 증가했다. 종신보험은 1618건에서 1799건으로 11.2%, 변액은 365건에서 410건으로 12.3%, 연금은 244건에서 272건으로 11.5% 각각 늘었다. 저축성보험만 76건에서 63건으로 17.1% 줄어 유일하게 뒷걸음쳤다. 보장성과 종신을 합한 민원이 이번 분기 전체의 80%에 달해 생보 민원이 두 상품군에 크게 쏠려 있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
회사별로는 삼성생명의 보장성 민원이 376건에서 432건으로 56건 늘어 절대 증가폭이 가장 컸다. 그 뒤를 흥국생명(143→196건, +37.1%), 라이나생명(137→180건, +31.4%), ABL생명(29→66건, +127.6%), 미래에셋생명(53→86건, +62.3%)이 이었다. 중소형사 가운데는 절대 건수가 많지 않더라도 증가율이 업계 평균(19.0%)을 크게 웃도는 곳이 적지 않아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이들 가운데서도 종신보험 민원 증가에 한층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공개한 민원사례를 보면 당근마켓 무료 원데이클래스 당첨 문자를 받고 행사장을 찾았다가 예·적금과 비교 설명을 듣고 종신보험 가입을 권유받거나, 웨딩박람회에서 '은행금리보다 높은 확정금리 상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가입한 사례가 잇따랐다.
복지시설 작업장에서 일하는 지적장애인에게 권유해 계약을 체결하거나, 카드를 발급받으러 농·축협을 찾은 외국인에게 적금보다 유리하다며 권유한 경우도 있었다. 모두 사망 시 유족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설계된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처럼 팔아 넘긴 경우다.
금감원은 가입 시 반드시 따져봐야 할 사항으로 종신보험이 본인의 저축이나 노후대비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점, 납입보험료가 수천만 원에 이르는 만큼 자산·소득·부양가족 상황을 두루 살펴야 한다는 점, 원데이클래스나 베이비페어 같은 일회성 행사장에서 즉흥적으로 가입할 경우 원하지 않는 상품을 떠안거나 중도해지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불완전판매가 의심된다면 안내자료와 녹취, 문자, 카카오톡 등 입증에 쓸 자료를 보관해 두라고도 당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단기납 종신과 건강보험을 두고 회사 간 판매 경쟁이 격해지면서 실적을 좇아 상품을 과장하거나 오인하게 만드는 불완전판매가 적지 않았다"라며 "그 여파가 이제 민원으로 불거지고 있는 만큼, 보장성 라인 전반의 사후관리와 모집 채널 점검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